문재인 대통령은 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나라를 위해 싸우다 숨진 장병과 순국선열, 공무 중 순직한 공무원 등의 넋을 기렸다.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타이를 맨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송영무 국방부 장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과 국립대전현충원에 도착했다. 추념식이 열린 10시보다 10여 분 정도 앞서 도착한 문 대통령 내외가 먼저 찾은 곳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고(故) 김기억 육군 중사 등이 안장된 무연고 묘지였다. 문 대통령은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으로부터 '결혼하기 전에 돌아가셔서 자녀도 없고 부모님을 일찍 여의어서 가족이 없는 분들의 무연고 묘소가 많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 무연고 묘지가 몇 기가 있는지 등을 묻고 헌화, 참배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추념식에 앞서 무연고 묘지에 먼저 들른 것을 두고 유가족이 없어 잊혀가는 국가유공자를 국가가 끝까지 잊지 않고 기리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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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기억 중사의 묘에 헌화를 마친 문 대통령은 추념식이 열리는 곳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애국지사, 참전유공자, 민주화 관련 인사, 서해 수호 유가족 등이 미리 나와 대통령과 인사했다. 추념식이 시작되고 나서 문 대통령은 애국지사, 참전유공자 유족대표, 보훈단체장, 3부 요인 및 헌법기관장, 정당 대표 등 주요 내빈들과 현충탑에 헌화·분향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각별히 무연고 유공자의 예우를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기억 중사의 묘소를 참배하며 국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믿음을 생각했다"면서 "대한민국은 결코 그 분들을 외롭게 두지 않고 끝까지 기억하고 끝까지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무연고 묘소를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기억해야 한다"며 "그것이 국가에 헌신했던 믿음에 답하고, 국민이 국가에 믿음을 갖게 하는, 국가의 역할과 책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 한지민 씨가 이해인 수녀의 추모헌시 '우리 모두 초록빛 평화가 되게 하소서'를 낭독할 때와 가수 최백호 씨가 추모곡 '늙은 군인의 노래'를 부를 때는 문 대통령도 주의 깊게 이를 관람했다. 김민기 씨가 작사·작곡한 곡이자 1970년대 후반 군인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됐던 '늙은 군인의 노래'는 지창욱, 주원, 강하늘, 임시완 등 군 복무 중인 연예인들도 무대에 올라와 같이 불렀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을 마치고 나서 지난 3월 불의의 사고로 숨진 김신형 소방장과 김은영·문새미 소방사의 묘역을 방문해 유족 및 동료 소방관들과 함께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유족들과 각 소방관의 묘비 앞에 헌화한 다음 예정에 없던 독도의용수비대 묘역과 순직공무원 묘역, 의사상자 묘역도 참배했다. 순직공무원 묘역에는 세월호 순직교사가, 의사상자 묘역에는 의사자로 선정된 세월호 승무원 3명이 안장돼 있다.
문 대통령은 이후에도 천안함 46용사 묘역과 제2연평해전 전사자·연평도 포격 도발 전사자 묘역까지 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참배에 함께한 전사자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전국에 있는 국립묘지 10곳에 대통령 명의의 조화가 놓이도록 했다.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립서울현충원 최초 안장자부터 최근 순직한 소방공무원 묘역까지 대통령 명의의 조화 조치를 함으로써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한 분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분 한 분 잊지 않고 기리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