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고인의 장례를 저렴하게 치르는 문제는 장례식장 아닌 주민들의 공동 시설인 마을회관을 이용하는 방안이 전부터 논의돼 왔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여 아직은 요언한 느낌이 든다. 최근 춘천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업자와 주민들의 갈등을 한국일보 보도를 통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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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새마을회가 운영하는 사농동 예식장의 장례식장으로의 용도변경을 놓고 사업자와 주민들의 대립이 장기화하고 있다. 문철 위원장 등 신사우동 장례식장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은 지난 28일 새마을지도자 중앙협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문 위원장은 “새마을회관 주변에 위치한 어린이집과 초중고교 통학로와 3,000여 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 등 환경을 고려할 때 기존 예식장을 장례식장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날 주민 7,700여 명의 반대 서명부를 전달했다.
강원도 새마을회는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이뤄진 예식장 건물을 장례식장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임시총회를 열고 이 안건을 통과시켰다. 출산율과 혼인율 저하로 악화된 수익구조를 더는 감내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장례비용 부담을 경감시키는 데 기여하고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기 위함이라는 게 강원도 새마을회의 주장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민들과 사업자 사이 간극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신사우동 주민들이 직접 새마을지도자 중앙협의회를 찾아가 압력 행사를 요청한 것 자체가 지역사회 내에서 타협은 어렵게 됐다는 점을 암시하는 대목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최종결정은 춘천시로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 인허가권을 쥔 춘천시가 새마을회의 용도변경이 최초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가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가에 달렸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춘천시 관계자는 “용도변경 신청 허가를 정관과 함께 면밀히 검토해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