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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진도군 임회면 백동리 무궁화동산에서 '세월호 기억의 숲' 완공식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 실종자ㆍ희생자 유가족들과 기억의 숲 조성에 도움을 준 할리우드 여배우 오드리 헵번의 손녀 엠마 헵번과 손자 아돈 헵번, 이낙연 전남도지사등 130명이 참석했다. '기억의 숲'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하자는 오드리 헵번의 큰아들 션 헵번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시민모금 활동인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조성 사업비 2억1200만원을 확보해 지난해 4월 10일 착공식을 가졌고, 1년 간의 조성사업 끝에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일주일 앞두고 완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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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월호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길 바랍니다.” ‘세월호 기억의 숲’을 찾은 오드리 헵번의 손녀 엠마 캐슬린 헵번 페러(21)와 손자 아돈 호퍼 페러(20)는 “기억하는 것은 곧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그리고 예방할 수 있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 세월호 유가족분들께서 제3세계 어려운 어린이들을 돕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며 “저희가 진심으로 소망했던 바이고, 이런 긍정의 에너지가 ‘사랑이란 것은 가라앉을 수 없다’는 진실을 우리 모두에게 확인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헵번 가족은 마지막으로 “2014년 4월16일 희생된 소중한 한 분 한 분, 모두 편안히 영면하시길 바란다”며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아홉 분의 귀환이 속히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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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대표 전명선씨는 "'기억의 숲'은 다시는 세월호 참사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억하자는 의미로 조성됐다. 1000년을 산다는 은행나무로 조성된 기억의 숲을 통해 대한민국이 안전한 사회로 거듭나길 바라며 인간의 생명, 존엄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엠마 헵번과 아돈 헵번은 "여러분이 겪은 비극을 아주 서서히 나마 치유해 나가길 바라며 우리의 마음을 보태고 손을 잡아드리고 싶었다."며 "우리가 소망한 것은 씨앗이었다. 생명, 그리고 인류애의 씨앗, 회복의 씨앗을 소망했다. 여러분들에게 시들어 사라지는 화환보다 숲을 헌정했고, 이 숲은 굳세어지고 장대하게 자라나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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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기억의 숲 내부에 조성된 '기억의 벽'으로 이동했다. 기억의 벽은 건축가 양수인씨가 만든 건축물로 추모와 위로의 공간이다. 스테인레스로 만들어진 한쪽 면은 은행나무들이 노란 빛으로 물든 모습을 비춰줄 수 있도록 설계됐고, 반대쪽에는 희생자들의 이름, 가족과 친구들이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글귀가 새겨졌다. 유가족들은 기억의 벽에 적힌 글귀를 꼼꼼히 살펴봤다. 가장 많이 새겨진 문구는 '사랑해', '보고싶다',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 등이었다. 단원고 희생자 김도언 학생(2-3반)의 어머니 이지선씨가 희생자들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세월호 기억의 숲이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1년간 끊임없는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다"며 "앞으로도 세월호 기억의 숲을 열심히 가꿔 나가겠다"고 답했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면서 행사장은 눈물바다가 됐고 식은 5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완공식은 참가자들이 기억의 숲에 심어진 은행나무에 각자의 메시지가 담긴 팻말을 거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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