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유통 화환 "쓰고 또 쓰고"…예식장·장례식장 섞어 되팔아 장례식장 등 유통 80%가 재활용 제작 7일 오후 포항시 죽도동 모 상가 앞에 화환을 가득 실은 트럭이 대기하고 있다. 이어 트럭에서 내려진 화환들은 바로 옆 상가 건물 안으로 옮겨지고 안 에서는 인부들이 영안실이나 예식장 등에서 실어온 것으로 보이는 화환을 새 것으로 고치는 작업에 여념이 없다. ◇꽃만 몇개 바꿔 새것 행세…화훼농가 피해 커 한편, 이날 오전 포항의 한 대형병원 장례식장에서는 발인을 마치고 상주와 조문객들이 떠나자 인부 몇 명이 영안실에 있던 화환을 가져다 트럭에 싣기 시작했다. 최근 포항은 물론 전국적으로 한 번 사용한 꽃을 새 것인 것처럼 다시 가공하는 화환 재활용업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화훼농가와 원예농협,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화훼공판장 관계자에 따르면 포항지역 대형병원 장례식장에 공급되는 화환의 80% 정도가 재활용으로 제작되거나 유통된다는 것. 포항지역에 공급되는 화환 대부분이 일부 꽃만 바꾸거나 두 개를 합치는 방법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활용되는 화환을 공급해 화훼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업체는 포항에만 7곳에 이른다. 정상적으로 꽃을 공급하는 업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들은 보통 오전에는 장례식장, 오후에는 예식장에서 이미 한 번 사용한 화환을 1만〜2만원에 산 뒤 작업장(?)으로 옮겨 새 것으로 만들어 2~3회까지 재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다른 행사에 사용된 화환을 바로 아래층으로 옮겨 리본만 교체한 후 전시하는 경우도 있다.장례식장과 예식장에 주로 비치되는 화환들은 10만원선에 팔리고 있어 전문재활용 업체의 경우 연간 수 억원의 이익을 챙기는 곳도 있다. 화환뿐만 아니라 받침대도 꽃집들 사이에 뒷거래되고 있다. 화훼원예농협 관계자는 "재활용업자도 문제지만 이를 묵인하는 병원과 예식장 등도 문제"라며 "대형 장례식장이나 예식장을 확보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막대한 이익이 오가기 때문에 로비는 물론 뒷거래 등 각종 불ㆍ탈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활용되는 꽃이 많아지면서 새로 생산된 꽃은 유통이 안 되자 화훼 농가들은 재고물량이 쌓이면 손해를 보면서 덤핑으로 판매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재활용 화환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자 부산경남화훼원예농협과 (사)한국화원협회부산지회는 지난 7월과 9월 각각 부산의료원, 포항의료원에 "영안실에서 근조화환이 반출되는 것을 막아 재사용되지 못하도록 해 줄 것"을 당부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에 부산의료원은 근조화환 반출을 근절시키는 방안으로 분향실에서 발생된 폐 근조화는 출상직후 지정된 장소에서 유색스프레이를 뿌려 폐기하고 생활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수거토록 하고 있다.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당장 눈 앞에 실속을 챙기려는 재활용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싼 값에 헌 꽃을 소매상들에게 공급하는 바람에 화훼농가들은 죽을 맛"이라며 "소비자를 속이는 이런 행위를 막기 위한 관련규정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노컷뉴스]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