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슈칸 측은 갑옷과 투구가 이소바야시 신조(磯林眞三)의 명의로 ‘메이지 18년’(1885년) 신사에 기증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소바야시 신조는 1884년 갑신정변 당시 조선 민중에게 맞아 죽은 일본 군인이다. 투구에는 ‘元帥(원수)’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금색의 용과 봉황 문양 조각이 붙어 있다. 갑옷은 천 안쪽에 가죽 미늘(조각)을 대고 두정(頭釘·머리모양 쇠못)으로 고정한 붉은색의 두정갑이다. 국내 육군박물관에도 비슷한 양식의 이봉상(1676~1728·이순신 장군의 5대손) 원수 갑옷과 투구가 소장돼 있으나 보존 상태가 좋지 않다. 육군박물관 강신엽 부관장은 “원수는 평시에 쓰지 않는 용어로 왜란이나 내란 등이 발발했을 때 임시로 그 사건의 해결을 책임진 통수권자를 지칭한다”며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병마절도사급, 즉 지역사령관 정도는 돼야 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부관장은 “이번 유물은 이봉상 갑옷과 비슷한 조선후기 유물로 보이며, 원형이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
군사편찬연구소 김병륜 객원연구원은 “유슈칸은 옛 무기류를 보관하던 기관으로 고려 투구, 조선 갑옷, 총 등 우리나라 유물도 상당수 있다고 알려졌으나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다”며 “이번에 전시된 유물은 우리 유물이 온전히 남아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환수위는 “한국에도 없는 귀중한 문화재가 승전 기념물처럼 전시되고 있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 좋지 않을 듯싶다”며 “일본이 북관대첩비를 인도했던 것처럼 양국의 우호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검토해 달라”는 서한을 야스쿠니 신사 측에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