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차는 대형 영정그림을 앞세우고 영결식이 열릴 서울역광장으로 향했다. 유족들은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박래군 용산 범대위 공동위원장 등 수배자 3명이 머물고 있는 명동성당에 들러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영결식이 시작된 서울역광장에는 각계각층의 장례위원과 시민4000여 명이 광장을 가득 메웠고 "살인개발 중단하라", "그곳에 사람이 있었다" 등이 쓰인 깃발이 나부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조사에서 “용산참사가 아니라 용산학살이라고 표현해야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장례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당신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이들을 분명히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영결식 후 유가족들은 노제를 위해 한강로2가 남일당 건물로 행진했다. 600여m에 이르는 시민들의 행렬이 오랜 기다림 끝에 떠나는 마지막 길을 뒤따랐다. 영결식 중반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노제가 시작될 즈음 거세졌다. 노제에 참여한 김지선(27) 씨는 "철거민들의 눈물이 얼어붙어 눈으로 내리는 것 같다"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날 노제에는 가수 최도은씨와 송경동 시인의 조가·조시와 문정현 신부의 조사가 이어졌다. 문 신부는 “용산학살은 철거 세입자에 대한 도전이었지만 우리는 무릎을 꿇지 않았다”며 “사법처리된 분들은 석방돼야 하고 재개발도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예정시간이 지난 5시 30분께야 노제가 끝나고 운구차량은 장지인 마석 모란공원으로 향했다. 하얀 눈발은 운구차량의 마지막 행렬을 뒤따라 날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