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는 대중에게 친숙한 ‘도레미송’을 시작으로 학창시절 음악 교과서에서 배워봤음직한 ‘베르네산골’, 친구를 그리워하는 주옥같은 가사를 담은 국민 가수 조용필씨의 ‘친구여’, 어린 시절 누구나 흥얼거리던 친숙한 ‘과수원길’에 이르기까지 모두 9곡을 연주했다. 장례식장에서 열린 음악회에 대해 낯설어하는 이나 엄숙한 장례식의 분위기를 헤친다며 반감을 보이는 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유가족과 조문객들은 잔잔한 선율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슬픔을 말없이 위로할 뿐이었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연주에 빠져든 관객들은 ‘사랑으로’ 연주가 이어지자 조용히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또 마지막 곡인 ‘과수원길’ 연주가 시작되자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연주에 맞춰 흥얼거렸다. 심우만돌린 오케스트라는 매력적인 선율로 그간 연화장에서 화장된 6만여 고인과 유골이 보안된 2만여 영혼들의 명복을 빌고, 그리운 가족을 여읜 유가족들과 조문객의 슬픔을 위로했다. 유가족 정성희(33·안산시)씨는 “장례식장에서의 연주회는 다소 낯설었으나 잔잔한 음악 위주의 연주였기 때문에 들으니 마음이 안정됐다”며 “슬픔에 빠져 처져 있는 것보다 가족들이 화합하면서 서로 격려해 줄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문객 이선한(70·성남시)씨도 “감회가 무척 새롭다”며 “상을 당한 가족들에게도 위로가 되고 조문객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한 음악회’는 수원시설관리공단에서 연화장을 아름다운 삶과 죽음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마련했다. 시설관리공단 장묘환경팀 김형인 팀장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음악회를 열어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장례식장이 우울하고 슬픔만 가득한 곳이라는 인식을 바꾸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