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시립화장장이 들어선 송학면 포전리 마을주민들이 화장장 운영 보상 차원으로 시가 약속한 지원금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제천시 등에 따르면 포전리 마을회는 약속한 지원금을 주지 않으면 내달 12일까지는 시립화장장을 이전하라고 시에 요구했다. 마을회는 시청 주변에 화장장 이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걸고 조만간 집단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또 제천과 단양, 영월 등 제천 시립화장장을 이용하는 장례식장 10여곳에 "제천시가 마을회와 협약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아 화장장 폐쇄에 나설 것"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마을회는 "제천시가 시립화장장과 관련해 약속했던 지원금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제천시는 2008년 화장장 운영을 반대하는 마을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보상 차원에서 2012년까지 16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마을회가 구성한 주식회사 해피포전이다. 이 회사는 화장장 위탁운영을 포함해 다양한 수익사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2012년 일부 주민이 해피포전의 불투명한 보조금 집행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주민 간 고소·고발이 오간 끝에 제천시는 화장장을 직영체제로 전환했다.
이러는 과정에서 제천시가 지원하기로 했던 160억 중 100억원만 집행됐다. 마을주민들이 한우를 들이는 등의 사업에 쓰기로 했던 60억원은 아직 지원되지 않고 있다. 제천시는 이런 용도에 나머지 지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며 최근 시의회에 '제천시 장사시설 주변 지역 주민지원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안'을 제출했다.
시의회는 그러나 사업의 적정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며 이 조례안 처리를 보류했다. 시 관계자는 "조례안 통과가 보류되자 마을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한 것"이라며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