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살아 생전에 자신의 장례식을 감사의 모임이란 이름으로 거행한 일본의 80세 은퇴 기업가 ‘안자키 사토루(安崎暁)씨의 이야기는 지금도 한일 양국에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본지는 감사의 모임을 게최하겠다는 내용의 부고를 광고에 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기사 : 부고(訃告) 제목 “감사의 모임 개최 안내” (http://memorialnews.net/news/article.html?no=8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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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1일 거행된 행사의 내용은 국내 중앙일보가 전해 주고 있는데 우선 일부를 소개하기로 한다.
암 선고 CEO의 생전 장례식, 1000명과 일일이 감사 악수. (실제로는 700명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사회면의 작은 광고 하나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일본 건설기계 분야 대기업인 고마쓰의 안자키 사토루(安崎曉·사진) 전 사장이 ‘생전 장례식’을 치르겠다는 내용이었다. 손바닥만한 광고에는 “10월초 암이 발견돼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안자키’ 전 사장의 고백이 담겨 있었다. 그는 “연명 효과가 조금 있겠지만 부작용 가능성도 있는 방사선이나 항암제 치료는 받고 싶지 않다”며 “아직 건강할 때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가 강조한 것은 “남은 시간 동안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우선시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약 3주 뒤인 지난 11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감사의 모임’이라는 이름의 생전 장례식이 열렸다. 한 시간 전부터 회사 관계자, 학교 동창생 등 지인 약 1000명이 모였다. 모임은 ‘안자키’ 본인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했다. 신문 광고의 문구, 날짜, 형식도 직접 정했다. 식장은 지인들과 추억이 담긴 사진으로 꾸며졌다. 중앙 스크린엔 ‘안자키’ 전 사장이 중국 TV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영상, LA 다저스의 마이크 피아자 선수와 기자회견을 했던 영상 등 ‘안자키’ 전 사장의 현역 시절 활약상이 흘렀다. 그의 출신지인 도쿠시마(德島)현의 전통춤 공연도 펼쳐졌다. ‘안자키’ 전 사장은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감사편지’를 통해 “반년 전까지만 해도 건강한 생활을 즐겨온 제가 예기치 못한 암 진단을 받았다. 남은 수명은 오직 신만이 알겠지만 아직 건강할 때 여러분에게 감사의 기분을 전하고 싶을 뿐”이라고 밝혔다. 휠체어를 탄 ‘안자키’ 전 사장은 테이블을 돌면서 한 사람 한 사람과 악수를 나누고 인사를 했다. 그의 대학 후배라는 한 남성은 “자신의 인생을 인간관계를 통해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감사의 모임 행사가 끝난 후, 안자키 씨는 '산케이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의 평소 인생관이나 소신을 피력하고 있다. 인생은 활발하고 즐거운 삶이 있는 가하면 어느 땐가는 반드시 힘들고 어려운 결단의 시기가 도래하기 마련이다. 그는 80세라는 고령과 암이라는 중병에 걸려 휠체어 신세를 지며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조용히 관조하고 있는 처지로서, 그의 웰다잉을 통해 국경을 넘어 누구나 한번 쯤 자기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있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하 인터뷰 내용을 발췌, 소개한다.
"감사의 모임"을 무사히 마친 소감은 ?
"소감보다는 우선 지쳤다고나 할까요(웃음). 반년 전에는 굉장히 건강했는데, 만일 죽는다고 생각하면, 이런 모임을 가져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상보다 내방객이 많아서 좀 지쳤지만 대부분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었고 내 인생에서 만난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길게 얘기나누지는 못했으나 악수만으로도 감사의 뜻을 표시한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을 개최하게 된 동기를 한 번 더 말씀해 주실까요?
"내가 죽은 후 장례식과 추모회를 가지는 것은 본인은 그 자리에 없을테니까 어쩐지 실감이 되지 않습니다. .인생의 최종 단계, 지금은 『 웰다잉』이라고 하지요? 그 방법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연령, 일, 가정환경, 요양의 필요성 등 개개인이 다르겠지요. 저는 자신의 건강 상태와 질병, 80세라는 입장에서 세상적으로는 이 정도면 족하다고 할 만한 나이를 고려하여 감사의 모임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의 취향이라고 합니까? 어쨌든 좋았다고 봅니다.
큰 반향이 있었습니다만 놀라셨겠습니다?
"신문광고는 불필요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감사의 모임에 대해서는 회사의 신세를 지지 않아서 스스로 준비에 매달려 수고가 많았고 시간이 걸렸습니다. 만난 사람들은 처음일지도 모르지만 회사 동료들의 장년회가 아닌 사람들이 만났다고 할까요, 좋은 거 아닙니까 ?
<<안자끼 씨는 감사의 모임을 고지하는 신문 광고에서 "퀄리티 오브 라이프(생활의 질)를 우선시하고 부작용의 가능성 있는 치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보도진의 질문은 이점에도 언급했다.>>
-지금까지 1년에 2번 정도 골프를 치고 있었던 것 같은데 현재의 생활은?
회사를 은퇴하면서 저는 여생을 3등분하여, 3분의 1은 세상사람을 위해서, 3분의 1은 가족을 위해서 아내와 해외여행을 가거나 5명의 손자들과 함께 놀아 주거나 가족을 위해서, 나머지 3분의 1은 자신을 위해 쓰기로 작정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독서 삼매에 열중하고 가끔은 책을 썼습니다. 골프는 현역 때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운동에는 가장 좋으리라 생각해서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골프를 전혀 친 적이 없는 사람, 내가 ‘코마츠’란 회사의 前사장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 등 150~200명 정도 있어 그 모임이 꽤 재미가 있더라구요. 골프는 약간의 돈이 들어 사치. ‘골프道’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서투른대로 1년에 100번 정도 쳤습니다. 그것은 나름대로 자신의 ‘퀄리티 오브 라이프’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암 판정으로 그게 어려워 졌습니다."
"여생은 그다지 길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퀄리티 오브 라이프’ 는 무엇일까? 건강하게 걸을 수 있으면 좋을까. 그리고 암이 낫는다면 좋을까. 여러모로 생각해도 결론은 아직 안 나왔지만 단순히 건강이나 육체뿐만 아니라, 역시 스포츠에서 언급되고 있는 『 마음· 기술· 몸 』. 이런 목표를 향해서 살아간다는 것. 항암제는 거금이 필요하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지만 남은 여생의 ‘퀄리티 오브 라이프’를 어떻게 즐길지 생각 중입니다. 지금 대답할 수 없는 것이 유감이지만요."
연명보다 ‘퀄리티 오브 라이프’를 우선시했지만 연명에 대한 생각은?
"처음에 말씀 드렸습니다만, 개개인마다 다르겠지요. 세상사람 모두가 찬성한다고는 전혀 생각지 않지만 회사 사장을 그만두고 회장이 된 즈음에 ‘일본존엄사협회’에 아내와 함께 가입했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식물 상태라면 재미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가 뭔가 사고를 당한다면 연명 치료는 사절합니다."
《안자끼 씨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일본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해서도 열성적으로 언급했다.
"정치인은 노인세대의 의견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면 선거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선거에서 정책을 전달할 때에 노인 중심의 정책이 많아지고 예산도 많이 씁니다. 그러나 노인을 중요시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젊은층도 중요시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의 세상 가운데 일본 기성세대도 좀 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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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투병과 사생관도 적나라하게 언급했다
"실제로 죽는다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아프죠. 약으로 통증을 억제하고 있는데 그런 중에도 마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될지도 모릅니다. 운명에 맡기고 무리한 연명을 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 그것입니다. 비싼 약을 써도 나는 고령이니까 자기 부담은 10%, 건강 보험 덕택에 다른 사람들의 90%에 기대에 약으로 산다는 것은 뭔가 좀 그렇습니다. 나는 인생을 충분히 즐겨 왔고 젊은 시절부터 사생관이 있어서 현역 기간 열심히 움직이고 적당한 때에 죽어 가는 것. 죽음을 어떻게 할까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고 최근에야 겨우 몸이 파괴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지만 관 속에 들어갈 때 내 인생이 즐거웠다고 생각하며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허둥대는 것은 자신의 개인적 취미에 맞지 않습니다. 모두 각자 사정이 있으니까 일률적으로 권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가족의 반응은 ?
"아이들과 아내는 왠지 다른 반응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내가 노인이라고 알고 있어 그런지 "본인이 그렇다면 좋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 반면 아내는 "아직 노력하면 살 수 있지 않아요?"라는 반응이다. 서양 의학이 싫다면 식이요법이나 면역요법 등을 택하라고 집사람이 권하는 음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간혹 ”더 잡수세요.”라고 말하고 있지만, 고기, 생선은 안 되고 두부, 닭 가슴살 정도. 그리고 야채 주스는 많이 마시고 있습니다. 아내는 함께 사이좋게 해외여행도 하고 싶다고 해서 응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다)
아내와 자주 체스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입원할 때까지는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대체로 내가 2승 1패의 전적이지만... 그 이상 아내가 지는 경우 매월 1000엔 수입을 잡기도..... 집에 있을 경우 거의 매일하고 있었고 여행 중에도 하고 있었습니다만, 입원하고는 와이프가 식사요법 준비에 바빠지고... 체스는 계속 하고 싶은데 할 기분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퇴원 후 지금도 안하고 있네요. 오늘 감사 모임이 끝났으니 앞으로 1주일 정도 지나면 슬슬 시작해 볼까...아니면 내년에도 만약 살아 있다면 그때 할까 생각중에 있습니다."
감사 모임의 내용은?
회사에 의뢰한다면, 내 희망과는 관계없이 의례적인 장소가 되겠지만, 입원 시에 "여명이 얼마 안 남았다"라고 들었기 때문에 어쨋든 하려고 생각했습니다. "모처럼 와 주신다면 즐겁게 돌아 가시게 해 드려야지" 나는 ‘도쿠시마 현인회(德島縣人會) 소속이므로 ‘전통춤’의 명인에게 공연을 부탁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은 즐거워 하지 않았을까.....내방객들과 나와 말하는 시간은 1명당 10초 "700 명이므로 7000초, 엄청난 시간이 됩니다 "라고 위협도 했지만 좌우간 편안하게 이야기에 열중했습니다. 내 지인들이 몇 년 만에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은 부산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에 남을 만큼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얼굴을 볼때마다 기억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90~95%는 얼굴도 이름도 기억하고 있는 옛날부터의 친구나 친지들로서 즐거웠다는 것이 솔직한 감상입니다"
사회의 큰 반응
한편, ‘안자키’ 전 사장의 ‘생전 장례식’은 일본 사회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전에도 유명인이 ‘생전 장례식’을 치른 사례는 있었지만 주로 연예인들이 이벤트 형식으로 여는 경우였다. 그러나 안자키 전 사장의 사례는 ‘슈카쓰(웰다잉)’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로 확대되고 있다. 트위터 등 SNS에서도 그의 결단을 높이 사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인생의 끝이라기보다 능동적인 인생의 마침표다. 조금이라도 교본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널리 보편화되기엔 시기상조인 측면도 있다. 특히 초청받는 사람이 부담을 갖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은 “칠순잔치라면 기쁘게 가겠지만 생전 장례식은 좋아할 수도 없고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난감하다는 반응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출처 : 일본미디어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