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째 구두를 닦고 있는 50대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인생을 논하는 강사의 꿈을 이뤘다. 주인공은 전남도청에서만 15년째 구두 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대중(51·사진)씨. 그가 구두 미화원의 길로 들어선 것은 18살이던 1974년.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르 졸업한 뒤 상급학교 진학을 꿈꾸지 못했던 그는 “구두를 닦으면 돈도 벌고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는 친구의 권유로 이 일을 시작했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일을 하면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던 한씨는 전남대 대학생들로 구성된 용봉야학을 다니며 1981년 마침내 고입 검정고시에, 1987년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해 주변에 ‘공부하는 구두닦이’로 알려졌다. 이후 생계를 꾸리느라 한동안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던 그는 강사의 꿈을 키우며 지난해 목포대 사회교육원 화술반에 입학, 2년째 수업을 받고 있다. 한씨는 자신의 일터인 남악신도시 전남도청 지하 1층에 있는 2평 남짓한 공간 벽에 ‘나의 사명서’라는 제목으로 ‘존경받는 아빠’, ‘성공학 책을 쓰겠다’, ‘최고의 동기부여 강사가 되겠다’, ‘CEO가 되겠다’ 는 등의 10가지 꿈을 기록해 놓고 매일 되새기고 있다. 이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테잎으로 명사의 강의 듣고 한달에 최소 4권의 책을 읽고 있다. 특히 한씨는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남을 돕는 봉사활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그동안 매달 2차례하는 헌혈만 모두 208회로 지난해에는 대한적십자사로부터 1000시간 봉사패를 받기도 했다. 또 적십자 봉사활동단체에도 가입해 사회복지시설 등 어려운 이웃을 찾아 돕고 있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그의 인생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생생한 체험담을 들으려는 강의 요청이 있따르고 있다. 지난해 8월 광주 봉선동 대동문화회 사무실에서 검정고시동우회원들을 상대로 ‘나의 인생’이란 주제로 첫 강의를 했다. 이어 불행을 극복하고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일궈낸 한씨의 인생 역정을 알고 있는 전남도가 지난달 2일 전남 화순금호리조트에서 열린 전남도 및 시·군 규제담당 공무원 워크숍에 그를 초청해 강의를 들었다. 공무원들로부터 한씨의 인생 강의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장성아카데미와 국무조정실 등이 그를 강사로 초빙할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왔다. 그의 인생 강의는 인사법과 긍정적 사고, 웃음이 가져다 주는 효과 등으로 시작된다. 한씨는 “매일 순간 순간에 감사하며 살고, 어떤 상황이 닥쳐도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꾸준히 노력하면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사실을 체험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목포=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