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생계를 꾸리기가 여의치 않은 베이비부머들이 단기 일자리를 찾아다니면서 유독 60세 이상에서만 임시직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26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통상 계약기간이 1개월 이상 1년 미만인 임시직은 전년 동기대비 3만4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전년 동월보다 17만4000명까지 증가한 임시직은 12월 11만3000명 늘었다. 하지만 올해 1월에는 1만9000명으로 증가 폭이 꺾였고 2월에는 오히려 9000명 감소했다. 그러던 임시직이 증가세로 반전한 것은 60세 이상 베이비부머들이 주도했다. 최근 60세 이상에서 임시직이 매달 10만명 안팎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9만5000명으로 급증한 60세 이상 임시직은 9월 10만4000명, 10월 9만8000명 증가했다. 11월 11만3000명에 이어 12월에는 13만8000명까지 늘더니 올해 1월에도 11만3000명, 2월 9만1000명, 3월 11만7000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60세 이상 임시직 증가세는 다른 연령대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전체 임시직 근로자 수가 뒷걸음질친 2월의 경우 노동시장 진입 연령인 15∼24세 임시직은 3만5000명, 40대는 3만9000명이 각각 감소했다. 60세 이상 외에 임시직이 늘어난 것은 50대뿐이었다. 50대마저도 8000명으로 60대에 비해선 미미했다. 3월에도 15∼24세 연령층(-2만4000명), 40대(-5만1000명) 등 40대 이하 연령층에선 임시직이 모두 줄어든 가운데 60세 이상과 더불어 50대(2만2000명)에서만 임시직 규모가 늘었다. 60세 이상에서 임시직이 늘어난 것은 기본적으로 고령화에 따라 이 연령대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60세 이상 인구는 작년부터 전년 같은 달보다 매달 40만명대로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은퇴 이후 소득원이 사라진 베이비부머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임시직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성미 노동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주로 은퇴 연령층인 60세 이상이 은퇴 후 소득 보전을 위해 노동시장으로 나왔지만 상용직을 구하기 어려워 임시직으로 가게 된 것”이라며 “평소에는 별다른 구직활동하지 않은 채 비경제활동인구로 있다가 단기 일자리가 생기면 취업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