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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한 주점 화장실에서 지난 17일 모르는 남성에게 살해된 20대 여성에 대한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피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여자들에게 항상 무시당했다"고 밝힌 사실이 알려졌다. 시민들은 강남역 10번 출구 벽면에 추모 메시지를 적은 쪽지를 한 두장씩 붙이거나 흰 국화꽃을 바닥에 놓았다. 편하게 메시지를 적어 붙일 수 있는 포스트잇도 누군가 가져다놨다.
오후를 넘기면서 쪽지는 벽면을 채웠고 국화꽃은 훌쩍 늘었다. 쪽지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추모 문구가 많았고, '여성 혐오는사회적 문제다', '남아있는 여성들이 더 좋은 세상 만들게요' 등의 여성혐오를 꼬집는 내용도 담겼다. 범인 김모(34)씨는 전날 오전 1시께 서초구의 주점 화장실에 들어가는 A(23·여)씨를 따라 들어가 그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A씨와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평소 여성들에게 무시받아 범행했다고 주장해고 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신학원 중퇴후 교회에서 일했고, 교회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성들에게 자주 무시를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