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앨빈 손즈를 꿈꾸는 김 박(가칭) 패밀리 장의사 10인이 탄생했다. 앨빈 손즈는 영국에서 3대째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장례업체다. 김 박 패밀리는 모두 경주 서라벌대 장례지도과 김영태 교수의 제자이다. 이 중 7명이 9일 함께 졸업을 했다. 졸업생들은 김 교수의 부인 박화정씨(35)를 포함한 다섯 자매(박정임·박정애·박화정·박정미·박현정씨)와 김 교수의 사촌동생 형제(김강태·김경만씨)다. 큰 처형 박정임씨의 남편 김오원씨(42)도 김 교수의 제자로 10년째 장례업을 하고 있으며, 5자매의 고종사촌 박성후씨도 현직 장의사이자 서라벌대 장례지도과 학생이다. 김 교수의 부인 박화정씨는 "입학 후 6개월까지 같은 과 학생들이 김 교수와 내가 항상 같이 다니자 불륜관계(?)가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며 "한 번은 수업 중에 몰래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다가 남편으로부터 공개적으로 크게 꾸중을 듣고 집에 돌아와 한바탕 부부싸움을 했던 적이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 교수와 남편의 권유로 장례지도과에 입학한 큰 처형 박정임씨는 "다섯 자매들이 같은 학교, 같은 학과에서 2년간 함께 공부를 한 뒤 같이 사각모를 쓸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막내 처제 박현정씨(27)는 다른 대학의 코디네이터과를 다니다 "시신도 산 사람과 같이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는 형부의 말에 진로를 바꿨다. 이번에 형수와 함께 졸업하는 김 교수의 사촌동생 김경만씨(32)는 9년차 장례지도사이고 그의 부인은 산부인과 간호사다. 그는 시신을 염습해 세상을 떠나보내는 일을 하지만 부인은 새 생명을 강보에 싸서 세상에 내보내는 일을 하는 특이한 인연을 가진 부부다. 그는 "아내와 나는 매일 탄생과 죽음을 처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둘 다 힘든 직업이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올해 동국대 대학원 생사의례학과에 입학해 다시 향학열을 불태우는 김 교수는 "우리 나라가 고령화 사회가 될수록 장례 문화도 선진국처럼 대기업화되고, 이에 따라 주검 디자인 산업도 점점 전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5년 내에 장례지도사 자격증이 있어야만 취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장례지도과는 미래학과라며 "우리 과는 입학생도 넘치고 취업률도 100%"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그의 두 아들도 가업을 잇길 바라고 있다. 다행히 두 아들 모두 부모를 닮아서인지 겁이 없다(?)고 한다. 특히 "큰 아들은 배리 앨빈 다이어의 자전적 수필 "관을 떨어뜨리지 마라"는 책을 읽은 뒤 장례사업에 관심을 가진다"고 했다. 부인 박화정씨는 두 동생과 함께 올해 경주대 경영학과 3학년에 편입학을 했다. 그는 "언젠가 남편이 앨빈처럼 "장의명인"이 될 날을 기약하며 그 날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