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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시신해부 위헌'판결에 '나눔과나눔' 성명서

  어제(11. 26)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생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무연고 시신을 해부용으로 제공하도록 한 ‘시체 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약칭, 시체해부법)’은 위헌임을 선고하였다. 해당 법률이 비록 공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후 시체가 해부용으로 제공됨으로써 자신의 시체의 처분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또한 장기나 인체조직의 경우 관련 법규에서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식, 채취될 수 없도록 규정함에도 시체해부법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해부용 시체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여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충족하지 못함을 지적하였다. 우리는 헌재의 결정에 환영하는 바이다.


  시체해부법 제12조 1항은 “인수자가 없는 시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 의학의 교육 또는 연구를 위하여 시체를 제공할 것을 요청할 때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1962년 '시체해부 보존법' 제정 당시부터 존속된 것으로, 연고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당사자의 의사를 불문하고 시체를 해부하도록 한 구시대적 유물이자 패륜적 독소조항으로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 특히 현재, 국회에 해당 조항을 폐지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시체해부법 개정안이 상정돼 있는 만큼, 국회와 정부는 이를 반영한 시체해부법 개정을 신속히 이뤄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로서는 부족하다. 이번 헌재 판결을 계기로 무연고 사망자의 죽음을 대하는 우리사회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현재,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사법)’은 제12조를 통해 “무연고 시신 등의 처리” 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가 시체 인수를 거부한 사체의 경우는 시체 처리 규정에 의해 처리되게 된다. 말 그대로 무연고 사체는 ‘처리’ 될 뿐이다. 고인을 위한 최소한의 장례절차조차 없으며, 안치실에서 화장장으로 바로 이동하는, 이른바 ‘직장(直葬)’의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인들마저도 고인을 애도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무연고 사망자 공고 시점이 무연고사망자 화장 및 봉안이 완료된 “무연고 시신을 처리한 때”로 규정되어 있어 고인의 지인들은 부고조차 들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대부분의 홈리스들이 세상을 떠나는 방식, 홈리스들이 동료들을 떠나보내는 방식이다. 동료를 장례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나서야 때 아닌 부고를 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현실은 무연고 사망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수급자의 사망 시 1구 당 75만원의 장제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으나 그 비용에서 알 수 있듯, 기초생활보장제도 역시 수급자의 장례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실제, 복지부는 장제급여의 성격을 “사체의 검안, 운반, 화장 또는 매장 기타 장제조치”를 행하는 데 필요한 금품으로 규정하여,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한 빈소마련과 같은 장례절차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연고자가 있든 없든, 가난하든 그렇지 않든 존엄하게 살고 존엄하게 떠나는 일은 공평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돌봐 줄 이 없다고 누군가의 사체가 제3자의 손에 넘겨져서는 안 되며, 가난하게 죽었다고 애도하고 위로받을 기회마저 박탈당해서는 안 된다. 이번 헌재 결정은 이를 부정하는 제 법률들과 제도들을 즉각 개정하고 개편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나눔과나눔 박진옥 사무국장은 “사는 것도 걱정이지만 죽음마저 걱정이 되어 버린 2015년 한국의 현실에서 이번 헌재결정은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보편적 권리를 향한 중요한 계기로 사회가 인식해야 한다”라며 “누구나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공공장례식장 도입과 같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가족의 시신을 포기해서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되는 일이 없도록 사회가 지원하는 공영장례제도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 2015 홈리스 추모제 공동기획단

1. 2015 홈리스 추모제 공동기획단은 ‘2015 홈리스추모제’를 준비하기 위한 37개 단체의 연대모임으로 추모제를 위한 기획과 실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연대단체 리스트

(사)나눔은희망과행복,(사)서울노숙인시설협회,(사)열린복지,(사)참누리빈곤문제연구소,NCCK홈리스대책위원회,거리의천사들,건강세상네트워크,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공익인권법재단-공감,금융피해자연대-해오름,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나눔과나눔,나눔과미래,노동당서울시당,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동자동사랑방,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빈곤사회연대,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점상전국연합,전국철거민연합),사랑방마을공제협동조합,사회진보연대,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서울역남대문진료소학생모임,인권실천시민연대,인권운동사랑방,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전국노점상총연합,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학생행진,정의당,참여연대사회복지위원회,한국도시연구소,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행동하는양심,홈리스행동


2015 홈리스 추모제
2015. 12. 22(동짓날) 오후 3시 ~ 5시, 6시 ~ 8시 ∥ 서울역 광장 외
[[ 추모주간활동(의제별-주거, 의료, 노동, 추모), 사전마당, 추모문화제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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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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