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설공단이 마련한 '2015서울생사문화주간' 행사가 빛을 발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장례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란 주제로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은 11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계속된 학술행사 '국제심포지엄' 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다. '웰다잉과 성숙한 장례문화를 위하여(For Dying Well and Matureed Culture)'란 주제에 걸맞게 제1부 '죽음정의와 이해', 제2부 '세계의 장법 및 현황 선진적 장법 및 발전방향' 모두 시의에 적절하였고 관련 주제 발표자도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빙하여 수준 높은 컨텐츠를 선보였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스케줄이 빈틈없이 진행된 행사에는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수 참석한 청중들 모두가 진지한 자세로 시종일관 했다. 오성규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기조연설에서 " 오늘 열리는 국제 심포지엄은 앞으로의 장례문화와 노인복지 관련 정책방향을 결정짓고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림대 김성진 교수를 좌장으로 한 심포지엄은 < 세션-1>에서는 '죽음정의와 이해 & 죽음교육을 통한 삶의 질 향상' 을 주제로 '죽음은 끝이 아니다'란 전제하에 '우리사회는 죽음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는가?(오진탁 한림대학교 교수), 죽음은 끝이 아니다(칼 베커 교토대학교 교수), '대학의 시신기증프로고램을 통한 삶과 죽음교육(찬 랍키 홍콩대학교 교수)' '생물학적 의미를 넘어선 죽음에 대한 의학적 연구(정현채 서울대학교 교수)' 등 하나 같이 주옥같은 내용으로 진지한 강의로 청중들을 매료했다. 죽음은 시신의 활동 정지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의식 멈춘 후에도 시신 저 너머에서 계속되는 또 다른 삶에 대한 확신이 주류를 이루었고, 죽음을 바르게 이해함으로서 올바른 삶을 영위할 수 있으며 시신 기증 등 자신의 희생을 통하여 인간과 사회에 기꺼이 헌신할 수 있다는 신념을 사람들에게 심어 줄 수 있다는 논지였다. 특히 2부 첫 순서로 발표된 '죽음의 다각적인 의미, 존엄한 죽음으로부터 이타적 시신기증까지'란 주제로 발표한 대만의 츠지(慈濟) 대학교 '왕잉웨이' 교수는 학생들로 하여금 시신기증자를 위한 엄숙한 장례를 통하여 삶과 죽음의 존엄성과 인간의 숭고한 가치, 그리고 이웃과 인류를 위한 헌신의 자세를 배워 보다 진지한 학습자세와 봉사정신을 몸에 익히는 과정을 보여준 동영상은 청취하는 모두에게 삶과 죽음을 다시 생각할 시간을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세션-2> '세계의 장법 및 현황연구 & 선진적 장법 및 발전방향' 에서는 '중국 및 티베트의 장례문화 소개(심혁주 한림대학교 교수)', '일본의 수목장을 통해 보는 과거와 현재(이노우에 동양대학교 교수)' '우리나라 자연장의 과거, 현재, 미래 (박태호 쟁개협 정책실장) 등이 준비되었는데 본 세션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주제로 ‘티베트의 장례문화’에 대해 심혁주 한림대학교 교수는 독수리에게 시신을 맡기는 천장(天葬)을 둘러 싼 정신적, 지리적 환경을 비교적 소상하게 공개하여 천장이 단순히 어느 소수민족의 기이한 풍습이 아니라 나름대로 장례문화적 깊은 의미가 있음을 열려주었다. <세션 -2>의 두 번째 발표자는 일본 동양대학교 이노우에 교수의 ‘일본의 수목장, 그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일본 수목장 등장의 사회적 배경, 일본 수목장의 형태, 수목장 신청자의 속성, 사쿠라장(櫻葬)을 운영하는 엔딩센터 업무 소개 등을 열심히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장개협 박태호 정책실장은 우리나라 자연장의 과거, 현재, 미래 라는 주제로 우리 역사속에서의 자연장, 자연장 도입과정에서의 굴절, 전국 공설 자연장의 실태 등을 현장 상황을 곁들여 소개한 후 자연장은 자연에서 와서, 자연 속에서 살다,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自然回歸’를 슬로건으로 시행착오를 개선하고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강산을 온전하게 지켜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전체적으로 이번 심포지엄은 근래에 보기 드문 성공작이었으며 베커 교수가 말한 것처럼 절망속의 독일 포로수용소에서 절규한 “우리는 인간이며 의미가 필요하다”는 명제에 참석자 모두가 열린 마인드를 공유한 성공적인 심포지엄이었다. 지금까지 묘지, 화장, 서비스 등 물리적 실물적인 문제에 국한하던 것에 비해 오늘은 죽음이라는 가치 있는 각론을 심도있게 토론할 기회를 제공한 획기적 행사(양무석 대전보건대 교수)였으며 삶과 죽음의 제문제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현행 한국장례 현장의 부조리를 짚어 볼 수 있는 기회 제공(노항래 은빛기획 대표)했으며, 죽음이 노인의 문제로만 국한하지 않고 가족, 사회의 문제로 승화, 서울시가 국민의 마인드 변화의 계기 제공하였으며(최철주 중앙일보 논설고문) 과거에 없던 수준 높은 국제학술 행사를 한국이 주관하게 된 것에 큰 의미를 부각시킨 학술행사였다(황규성 을지대 교수). 결론으로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이 되기 위해서 이제는 고인의 의사와 선택을 존중하고 그 뜻을 사후에라도 자식들에게 문서 등으로 명확하게 남겨야 할 과제가 필요하며, 마지막으로 김윤기 서울시설공단 복지경제본부장이 언급한 것처럼 진정한 웰다잉을 위해 성숙되고 정이 흐르는 장례문화를 발전시킬 필요성을 함께 인식한 행사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수한 대학교와 경영마인드를 갖춘 기관들이 공동으로 주관한 '관학협력' 행사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실례로서의 의미가 크다.
주제 요약문
본지는 금번 심포지엄에 학계와 업계, 그리고 관계에 많이 참석하여 다수의 공감대 형성이 바람직했는데, 참석하지 못한 CEO 및 전문인, 그리고 일선 종사자들 모두가 몸담고 있는 장례문화와 장례산업에 대한 재인식과 보다 나은 이해를 돕기 위해 주제 발표자들의 발표 요지를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사회는 죽음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는가 ? - 오진탁 한림대 교수 생사학연구소장
죽음을 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개념 정의하느냐 하는 죽음 정의 문제는 죽음 판정의 육체적 기준과는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개념이 서로 혼동하고 있다. 심폐사와 뇌사는 죽음판정의 육체적 기준일 뿐이므로 의학적 죽음 이해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결코 죽음 정의가 될 수 없다. 죽음 정의는 육체의 죽음에 한정시켜 규정해서는 안된다. 죽음 정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철학이나 종교 혹은 생사학이 다룰 문제이고 죽음 판정의 육체적 기준 제시는 기본적으로 의학적인 문제이므로 둘을 혼동해서는 곤란하다. 그러므로 인간의 죽음은 뇌사나 심폐사처럼 죽음 판정의 육체적 기준만으로 설명될 수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육체 중심의 즉음 판정 기준이 죽음 정의를 대신하는 그런 사회는 바로 우리 사회가 그렇듯이 결코 죽음 문화가 성숙될 수 없고 자살처럼 불행한 죽음만 양산될 뿐이다. 죽음 정의는 물질적이며 육체적인 것을 넘어 영혼, 정신, 삶의 의미같이 순전히 물질적인 삶과 생존 이상의 무언가 지속되는 것이 있음을 고려해야한다면서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은 종교나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 혹은 사실의 문제라고 퀴블러로스는 말한다. 의학적, 법적인 접근은 단지 죽음의 육체적 측면, 즉 죽음 전체를 보지 않고 일부분만 다루는 격이다. 뇌사 혹은 심폐사처럼 죽음 판정의 육체적 기준 제시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보다 큰 틀에서 죽음 정의 문제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차분히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죽음은 끝이 아니다(Death is not an end) - 칼 베커 (교토대학교 Kokoro 연구센터)
사회심리학 및 의학은 종교학이 수 세기를 걸쳐 가르쳐온 것들을 차차 이해하게 되었다. 죽음은 끝이 아니다 ! 사회심리학은 인간의 삶과 죽음의 기념과 남겨진 유가족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인간의 뇌기능이 멈춘후에도 의식은 존재한다는 부분에 대한 증거는 의학을 통하여 밝혀지고 있다. 심장 정지로 인한 죽음과 뇌사에 의한 죽음은 반드시 정의 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심장 정지 및 뇌사 이후 일어나는 현상 또한 중요하다. 인간의 정신 혹은 영혼이 죽음 이후에도 유가족의 기억과 삶, 그리고 사별이라는 경험속에서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를 통하여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또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더 나은 방법으로 대할지에 대하여 배워야 한다. 더 나은 죽음, 즉 스스로가 원하는 최후에 가까운 죽음을 그릴 수 있다. 죽음을 향해 가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더 나은 방법으로 대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보다 이전에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을 위해 더 나은 방법으로 애도할 수 있다. 또한 필연적인 자상에 대하여 이해하고 이를 방지할 수 있다.
대학의 시신 기증 프로그램을 통한 삶과 죽음 교육 - LAP-KI, CHAN (홍콩대학교 교수)
사체 절개를 통한 육안 해부학 교육은 의학교육의 전통적인 기반이라고 할 수있다. 사체를 대상으로 한 해부는 플라스틱 견본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창조된 그래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과적이며 많은 해부학자들에 의하여 해부학에 대한연구상의 묘사 및 학습에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초기 홍콩대학교 Li Ka Shing 의학부에서 사용된 대부분의 사체들은 모두 수취인이 없거나 불명한 시체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사체들은 점점 줄어 들고 있다. 사체에 대한 필요성으로 인하여 40년 동안 지속된 HKU 사체기증 프로그램은 더욱 활발해 졌으며 죽음 이후에도 사회에 공헌하고 삶과 죽음에 대한 재검토를 위하여 사체기증 프로그램을 공공에 알리기 위한 활동이 지속되어 오고 있다. 문화적, 사회적, 그리고 종교적인 배경에 따른 염려와 걱정을 확인하기 위하여 등록된 사체기증자와 그 가족들이 마주한 염려와 방해물에 대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이로써, 사체기증과 같은 결정을 내릴 때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 생명에 대한 태도, 죽음에 관한 신념, 장기기증에 대한 책무, 가족들의 지지, 의사 및 보건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믿음 등-을 밝혀 낼 수 있었다. 2014년, 홍콩대학교 Li Ka Shing 의학부는 이후 전체 인구규모 대형 조사를 실시했다. 자그마치 84%에 해당 하는 홍콩의 성인 거주자들이 사체 기증에 대하여 접한 바 있으며 그 중 절반에 해당하는 51% 사람들이 사후 기증을 할 의사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사체기증에 대한 자발적 의향과 관련한 요소들이 확인되었다. 보고된 프로그램의 효과는 실제 등록된 기증자들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입증되었다. 교육 분야에 속하지 않은 개개인 및 단체들은 본 프로그램을 지지하고 몇몇은 공공의 인지도를 상승시키기 위하여 조직적인 활동을 개시했다. 게다가 홍콩대학교 학생들은 기증자의 이타심에 대 한 감사를 느끼고 다음 세대의 보건 의료 전문가와 환자들 간의 상호간의 신뢰를 구축하였다.
생물학적 의미를 넘어선 죽음에 대한 의학적 연구 - 정현채(서울대 소화기내과 의사)
뇌과학자들은 뇌가 의식을만들어 내므로 뇌가 활동을안할때 기억이나 체험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저자가 본 것을 꿈, 환각이나 착각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꿈이나 환상이라고 해도 뇌가 활동해야 하는데 여동생을 만났던 그 시간에 저자의 뇌는 죽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뇌과학자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근거로 하여 뇌가 작동을 안해도 의식은 엄연히 존재한다고 말했다는 점에서 무척 가치가 있는 사례입니다. 이븐 알렉산더 박사는 극적으로 살아난 후 "나는 죽었지만 영혼은 살아 있었다"면서 자신의 경험을 동료의사들과 나누려고 했지만 상당수의 의사들이 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 직접 이러한 체험을 하지 못했다면 자신도 마찬가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죽음은 심장이 멎고 숨이 끊어진 육신이 썩어가는 것이므로 모든 것의 끝이라고 보통 생각하는데 다른 치원으로 가는 문이라고 생각하면 전혀 다른 의미에 다가가게 되니까요. 그리스의 철학가 소크라테스는 사형선고를 받고 독배를 들게 되는데 당시 그의 친구들은 국외 탈출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죽음이란 영혼이 육체에서 분리되어 해방되는 것이고 커다란 신비의 문 앞에 서 있는 기분이며 죽음에 대한 궁금증으로 흥분되어 가슴이 떨릴 뿐만 아니라 미지의 멋진 여행을 떠난 기분이라며 기꺼이 독배를 들이키고 세상을 떠납니다. 또한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 여동생애게 책을 읽어달라고 부탁하고는 동생의 책읽는 소리를 듣다가 "이제야 멋진 항해가 시작되는 군" 하고 중얼거린 훈 숨을 거두었다고 전해집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도 죽음과 죽음 이후에 대해서는 맏음의 문제가 아닌 앎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부정하는 사람들도 죽을 때에는 '알게 될 거‘라고 말하기도 했고요. 베커 교수가 집필한 "죽음의 체험"에는 죽음 교육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거기에서 그는 현대의 교육이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즉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잃거나 우리 자신이 죽음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지는 않은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죽음과 관련하여 개인의 권리나 책임감 등에 관해서 가르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한 교과과정의 일부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살 예방 교육에 근사체험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살 미수 가운데 근사체험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의 체험은 앞서 말씀드린 빛을 만나 교신하는 등의 긍정적인 체험과는 다릅니다. 깜깜한 공간에 혼자 고립되어 고립무원의 상태에 있다가 돌아오게 되는 체험이 많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자살을 하면 왜 안 되는지를 이야기 할때 이런 사례를 언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임종을 앞둔 사람이 갖는 죽음에 대한 엄청난 불안과 공포를 덜어 주는 데에도 근사체험 사례는 크게 도움이 됩니다. 사후세계의 유무를 따지거나 종교를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에 대한 다각적인 의미 -존엄한 죽음에서 이타적인 시신기증까지
- 잉 웨이 왕(대만츠치대학 교수)
근 20년간 대만에는 호스피스 운동과 장기기증 운동으로 나눠진 두개의 생명운동이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호스피스 분야는 이제 의료계의 주류로써 중심적인 분야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0년 40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된 죽음의 질을 비교하는 연구와 2015년 80개국을 대상으로 한 동일 연구에서 대만의 호스피스 의료분야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였다. 정부, 학술단체, 국민건강보험, 비정부단체등과 함께 진행한 합동 연구는 이러한 성공적인 성과의 중요한 요소였다. 대만 호스피스 재단은 옹호언론을 통하여 호스피스 진료의 개념 및 품위있는 죽음(Good Death)을 홍보하였다. 자연사법에 준하여 25만명 이상이 죽음을 앞두고 '품위있는 죽음'을 희망하며 서명을 아끼지 않았다. 사체기증은 의학 교육에 대단히 기여하고 있으며 의학도의 학습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사후 시체가 온전히 보관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아시아 사회에서 이와 같은 바람직한 이타적인 행위는 결코 흔하지 않다. 이러한 믿음은 의학교육에 매우 큰 공헌을 하는 사체기증의 편익을 촉진시키는 데에 가장 커다란 문제를 유발한다. 그러나 츠치 (Tzu Chi) 의과대학에서 이 사체 기증에 대한 개념은 새로운 의미를 떠안게 되었다. 즉, 기증된 사체들이 ‘침묵의 스승’으로 일컬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기증자들의 이타적인 기증행위에 대하여 영감을 얻고 감명을 받은 의대생들은 연민과 이해심의 가치를 발전시키며 졸업 후 인도적인 의사가 되기를 진심으로 갈망할 수 있도록 배우게 된다. Chen Yen은 "사람은 자신의 몸을 영원히 소유할 수 없다. 다만 사용할 권한이 있다"라고 말하며 훗날 유용하게 사용되기를 바라며 사체기부에 서명하였다. Tzu Chi의 지원자들은 원인을 촉구하기 위하여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그들 중 대다수가 사후기증에 대하여 동의하여 서명하였다. 이러한 끊임없는 불굴으,ㅣ 노력에 힘입어 사테기증은 점차 국민의 수용성을 획득하게 된다. 2014년 말, 거의 36000명에 육박하는 대만 사람들이 사체기증을 위한 서명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 티베트 장례문화 소개 - 심혁주 (한림대학교 교수)
세계의 고원이라 불리우는 티베트 고원, 청자 고원의 자연적 특징은 직관적, 가변적, 생동적, 원시적이다. 그러한 환경속에서 삶을 추구했던 티베트인들은 보이지 않는 세게에 대한 지적관심과 공포심이 충만했다. 결국 그러한 생존 환경은 티베트 사회에서 인간의 죽음에 대한 원초적 이해와 시체의 처리 방법 등에 관한 전문적인 경전과 이를 주관하는 구도자 집단까지 만들어 냈다. 그렇게 환경과 영적 구도자들, 그리고 왕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으로 티베트의 장법은 진화와 형태의 다양성을 추구하게 된다. 중국속의 티베트라는지역에서 행해지는 상장의식(天葬)은 다음과 같은 가치관과 문화를 전해준다. 첫 번째, 죽음은 벌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이다. 두 번째,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선과 악으로 끊임없이 '윤회'한다,그리고 어떠한 형태로든 다시 '환생'한다. 세 번째, 죽음은 끝이 아니며 죽음 너머의 세계는 존재한다. 네 번째, 몸은 소멸하지만 영혼은 윤회한다. 다섯 번째, 티베트인들의 삶의 방식과 자세는 물질보다 정신을 소중히 여긴다. 어섯 번째, 티베트인들은 개인의 구원뿐만 아니라 타인의 행복과 구원까지도 소망한다. 일곱 번째,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이나 교육은 종교적 전문가 집단(活佛)에 의해서 배양된다. 여덟 번째, 천장(天葬)은 죽음의 축제다. 아홉 번째, 천장은 단순히 티베트의 장례방식일 뿐마 아니라 상속할 수 있는 '집단기억'을 공고히 하는 특징이 있다. 열 번째, 천장이라는 장법은 전통의 온기 속에 관습의 침묵 속에, 그리고 전승된 것의 반복 속에서 뿌리를 내려오고 있다. 열한 번째, 티베트는 문자보다는 소리에 집중한다. 이들의 학습방법은 구체화된 소리로 전승된다. 그래서 티베트는 '소리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천장은 티베트에는 죽음의 예술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죽음을 자신의 가장 깊숙한 내면에서 만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삶을 포기하고 싶은 원시적인 환경 속에서도 삶에 대한 포기가 아닌 생명에 대한 성숙한 태도를 지니도록 인간의 정신세계를 고양시켜 준다는 점이 위대하다. 티베트에서는 '생명'을 가진 존재를 사랑한다. 충전을 해야만 움직이는 장난감과 그 자체적으로 생명이 있는 것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전자는 베터리만 보충해 주면 계속 살아 움직일 수 있다.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한다. 반면 생명이 있는 존재는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여 움직임을 멈춘다. 그리고 소멸한다. 그래서 성숙된 인간은 어린아이와 달라야 한다. 즉 생명이 있어 움직이는 모든 것에 관심을 보여야 하지만 죽어가는 생명까지도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일본의 수목장 현황과 미래 - 이노우에 하루요 (동양대학교 교수)
세계의 수목장 출현 배경을 개관하면 크게 3가지 경향이 있다. 그것은 자연 환경 파괴에 대한 'Ecology 문제', 인구의 도시 집중 거주에 따른 '토지문제', 묘지를 지키는 가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가족문제'다. 일본의 수목장은 1999년에 처음으로 인가된 이래 16년이 지났으며 상기한 3가지 경향을 갖지만 그중에서 가족 문제의 비중이 크다. 2010년 국세조사에서 일본의 가족 형태 중 가장 많았던 것이 '단독세대'였다. 2005년까지는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세대'가 가장 많았지만 그것을 누르고 2010년에는 단독세대(1인 세대)가 가장 많아져 일본 역사상 처음으로 선례가 없는 시대에 돌입하였다. 또한 만혼화(晩婚化), 생애 미혼화, 무자녀 가정 들이 증가하고 가족의 개인화가 진행된 현대사회에서는 가족이 담당하는 것이 당연시되어 왔던 요양, 간호, 사후장례 등에 그것을 담당할 사람이 부족하여 무연사(無緣死, 연고 없는 죽음), 무연묘(연고 없는 무덤)이 문제시되는 등 가족 기능의 약체화가 드러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가족이 무덤을 지킬 필요가 없고 대자연의 품에 감싸여 잠드는 장례방법인 수목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 형태로는 1구획에 1그루 수목을 두는 유형도 있지만, 집합주택처럼 개별구획이 인접하여 커다란 지역을 만들고 수목을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집합묘' 유형이 많다. 전통적인 '일반묘'는 주택으로 말하면 단독주택처럼 1구획마다 묘석이 서고 묘소는 외책(外柵)이라는 울타리오 둘러싸여 있다. 이러한 형식에서는 그 가족에게 승계자가 끊기면 무연분묘로 정리되어 버린다. 하지만 '집합묘'는 개별구획으로서 시용권을 가지고 이웃한 방이 인잡하여 커다란 1개의 건물이 되는 아파트처럼 개별 구획이 인접하여 하나의 묘지구역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승계자가 없는 구획이 있어도 모두가 함께 지켜 나갈 수 있다. 벚꽃장(櫻葬)에 관한 의식조사(2012년)에서 수목장 구입 이유(상위 3개까지 복수 응답가능)는 1.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 74%, 2.승계자가 없어져도 괜찮기 때문 57%, 대를 잇는 것 등이 자식에게 부담도기 때문에 자신의 대에서 끝내고 싶기 때문 40%, 장례와 사후 처리를 맡길 ‘Ending Support’가 있기 때문 26%의 순서였다.
우리나라 자연장의 과거,현재, 미래 - 박태호(장개협 전책실장)
2014년 80%에 육박하는 화장율이 말해주는 것처럼 우리 국민들의 보편적인 장법은 화장이 되었다. 애초 화장 유언남기기 운동의 목표는 '자연에서 와서, 자연 속에서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자'가 슬로건이었다. 자연에서 온 선인들의 육신을 선택한 행로에 따라 자연으로 돌려 보내드리는 것이 후손들의 숭고한 의무인 것이다. 그러나 지난 날 자연장(수목장림)의 신속한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던 일부 그룹의 오도로 전국 도처에 무허가 수목장 난립이라는 혼돈에 빠진적도 있었다. 이러한 조급함과 미성숙한 출발로 기인한 시행착오는 여러 문제점을 낳게 되었다. 수목장 열풍속에 중앙 및 지방 자치단체들이 나름 열심히 뒤쫓라 갔던 결과물이 비로 공설자연장이였는데 조사결과 "과연 이것이 자연장인가?"라는 의문을 갖게할 정도로 미흡했다. 살펴본 자연장지들 대부분이 고만고만한 수준에 머무를 뿐 아니라 보다 진전된 형태나 구조를 지닌 곳 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같이 된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국고보조 및 자연장지 시설공사 입찰시스템에 있었다고 판단되었다.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각급 공사 및 설계를 담당할 업체를 선정함에 있어 응찰자격을 '자기 지역 내 업체'로 제한하고 있다. 영세한 지역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제한이 장사시설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으 되었던 것이다. 미래 우리 자연장(지)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설자연장지의 즁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때문에 공무원들의 전문성 향상 못지않게 우수한 설계 경험을 지난 전문업체의 육성이 시급하다. 또 얄팍한 지식의 일부 인사들이 화초장, 수목장, 잔디장과 같은 용어를 남발하여 그대로 시중에 통용되고 있어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으므로 제대로 된 용어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