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기다리고 있는 할머니를 따라 간 곳엔 20년 된 소 한 마리가 있었다. 오늘 밤이 고비일 것 같다는 소 누렁이는 몸조차 제대로 가누질 못했다. 그런데 이웃집 할아버지가 어머니의 영정사진을 들고 오자 갑자기 누렁이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할머니의 기억이 떠오르는지 사진을 혀로 핥기 시작했다. 누렁이가 ‘의로운 소’로 불리며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93년이다. 생전에 자신을 남달리 사랑해 줬던 이웃 할머니가 사망하자 고삐를 끊고 사라졌다. 누렁이가 발견된 곳은 숨진 이웃집 김보배 할머니(당시 87세) 묘소 앞이 었다. 발견 당시 누렁이는 묘소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달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누렁이는 갑자기 주인 손을 뿌리치고 김 할머니 집으로 들어가 할머니 영정에 문상을 해 문상소로 유명해 졌다.(15회 98년 9월 3일 방송)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14년이 흐른 2007년 1월 ‘의로운 소’ 누렁이는 할머니의 곁으로 돌아갔다. 그 죽음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500kg의 소를 움직이기 위해 중장비까지 동원됐고 꽃상여를 포함해 20여대의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온 마을주민이 모여 치른 ‘의로운 소’의 장례식 현장은 SBS‘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18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다. [사진제공=S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