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자치단체가 자체 예산 출자를 통해 올 10월까지 지역 내 60세 이상 어르신만을 고용하는 주식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동작구가 전국 최초로 시도하는 ‘(가칭) 동작구 어르신 행복 주식회사’의 사업 분야는 근로자 파견업이다. 운영 초기는 건물 청소업부터 시시작해 구 청사, 공단, 문화복지센터, 공중화장실 등에 대한 청소업무를 대행한다. 향후 수익성에 따라 사업 분야를 확대,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초기 자본금은 2억9000만원이며, 전액 구에서 출자한다. 설립 첫해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무 근로자 7명과 현장 근로자인 어르신 52명으로 운영된다. 현장 근로자 52명은 지역 내 60세 이상 주민 가운데 공개 채용한다. 임금은 내년부터 구에 도입되는 생활임금이 적용된다. 근무시간은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이 원칙이다. 매년 근무평가를 실시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년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 직원들을 위한 복리후생에도 중점을 둔다. 연령대를 고려해 동 주민센터, 복지관 등에서 실시하는 각종 프로그램의 수강료를 지원하고, 관내 대형병원, 보건소와 협력해 건강검진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는 내년까지 어르신 채용인원을 15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창우 동작구청장과 15개동 동장 및 팀장 등 60여명은 주민이 행복한 동작구를 만들기 위해 수시로 토론회를 열고 사례발표,토의 강평 등 모임을 가진다.
◆노인인구 지속 증가, 안정적 일자리 위해 회사 설립
구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어르신 주식회사 설립을 결정한 것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구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5년 5월 기준 5만3122명이다. 이는 인구 대비 13.04% 수준으로 서울 자치구 중 9번째(서울 평균 12.3%)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노인인구 비율 14%이상) 진입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인구증가에 반해 노인 일자리의 질은 열악하다.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현재 60세 이상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67.5%다. 이는 일반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 33%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에 구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자체 차원의 새로운 사업모델로 출자기관을 설립키로 한 것이다. 구가 사업 분야로 인력 파견업을 선택한 것은 초기 투자비가 적은 등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또 근로자는 특별한 기술 없이도 기본교육만 받고 참여할 수 있고, 다양한 근무형태가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설립 당해는 구청사, 공단, 문화복지센터, 공중화장실 등에 대한 청소 대행부터 시작하고, 이듬해 지역 내 공공기관이나 민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수익성에 따라 세차업, 택배업 등으로 사업 분야도 확장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기업 전환도 모색한다.
구는 2016년 약 1억 3천만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익금은 문화, 복지 등 공익사업에 재투자된다. 앞으로 구는 8월중 조례 제정을 거쳐 9월중 정관 작성에 들어간다. 10월중 이사 및 감사의 선임과 직원 채용에 이어 10월말 사업자등록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우 구청장은 “올 초 ‘아침에 눈을 떠도 삶에 희망이 없다.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는 한 어르신의 말씀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어르신 주식회사가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