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참전 용사들의 사망이 최근 급증해 미국 내 주별로 설치된 국립묘지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 6·25전쟁, 베트남전쟁 등 각종 전쟁에 파병됐던 참전 용사들이 대부분 70대 이상 노령이 됨에 따라 국립묘지 매장 수요도 늘고 있는 것이다. 미 보훈청 자료에 따르면 1978년 한 해 동안 국립묘지에 매장된 이는 약 3만7000명이었으나, 지난해 11만8158명으로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2017년에는 약 13만5000여명이 국립묘지에 안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립묘지에는 참전 용사뿐 아니라 배우자와 부모까지 안장이 가능해 매장 공간 부족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립묘지에 안장된 이들 중에는 참전 용사의 가족인 경우가 약 4만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2차대전 참전 용사가 약 2만9000여명, 베트남전 참전 용사가 2만3000여명으로 뒤를 이었다. 6·25전쟁 참전 용사는 1만8000여명이었다. 미 정부는 현재 320만명인 국립묘지 안장 규모를 향후 최대 2배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 보훈청은 2009년 국립묘지 6곳을 새로 연 데 이어 내년에는 1억1400만달러(약 1200억원)를 들여 플로리다주 등에 국립묘지 5곳을 추가로 만들 예정이다.
디나 티터스(민주·네바다주) 연방 하원 의원은 “참전 용사 가족이 많이 거주하는 미 서부 지역에 국립묘지 추가 개설이 필요하다”며 최근 관련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티터스 의원은 “서부 지역에 사는 참전 용사들은 공간 부족으로 국립묘지 안장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립묘지에 묻힐 수 있는 영광을 참전 용사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