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에 자리 잡은 카페가 유럽 대도시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데다 생사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베를린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의 공동묘지에 자리 잡은 카페 슈트라우스는 지난 5월 개장 이후 가족과 사별한 유가족뿐만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오래된 시신 안치소를 현대식으로 재단장해 여느 카페와 다름없는 커피와 차, 케이크 등을 판매하고 있다.
‘묘지 카페’는 여러 유럽 대도시에서 성업 중이다. 베를린에는 2006년 문을 연 뒤 명성을 얻은 묘지 '카페 피보노'가 있다.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카페 프리츠'와 영국 브리스틀에 있는 '아트리움 카페'는 음악 공연과 미술품 전시도 함께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등 유명한 음악가들이 잠들어 있는 오스트리아 빈의 중앙묘지에는 '슐로스 콘코르디아 카페'가 있다.
대도시에서 특히 묘지 카페가 인기를 끄는 것은 시끄러운 도심에서 뚝 떨어진 듯한 아늑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묘지라는 공간은 삶과 죽음의 세계를 연결하는 훌륭한 장소가 되기도 한다. '카페 피보노'를 운영하는 베른트 보스만(53)은 “카페에는 고인이 쓰던 가구와 식기 등 유가족들이 기증한 것도 많다”며 묘지 카페에서 방문객들이 진지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