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 7시50분께, 천안함 침몰 사고 생존 장병 39명이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정비식당 안에 도착했다. 10분 뒤 천안함 실종자 가족 59명이 이들과 마주 앉았다. 장병도 가족들도 이미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천안함 침몰 사고 14일 만에 생존 장병과 실종자 가족들이 처음 얼굴을 마주 본 순간이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병장들을 만나러 가는 길부터 흐느낌을 멈추지 못했다. 가족들이 도착하기 전 장병들은 자신들의 사이사이에 가족들이 앉을 자리를 마련해 놓았다. “너라도 살아줘서 고맙다, 다행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아들의 마지막 체취를 느끼는 듯 동고동락했던 생존 장병들의 손을 움켜쥔 채 놓지 못했다. “너랑 같은 방에 살았다던데, 우리 아이는 어떻게 지냈니? 아픈 데 없이 잘 있었던 거지?” 가족들은 장병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아들과 남편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렸다. 생존 장병들은 “어머니, 울지 마세요”라며 가족들을 다독이다가도, 스스로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실종자 가족들과 부둥켜안은 채 눈물을 터뜨렸다. 이날 실종자 가족과 생존 장병의 만남은 1시간40분이나 이어졌다. 생존 장병 이외의 다른 군 간부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천안함 생존 장병 58명 가운데 몸 상태를 회복한 46명이 전날 국군수도병원을 퇴원해 2함대 사령부에 도착했고, 가족 면담에는 39명(부사관 26명·사병 13명)이 나왔다. 최원일 함장을 비롯한 나머지 12명은 국군수도병원에 남았다. 한편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전날 공개된 침몰 사고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의 중간 조사 결과와 관련해 “합조단의 조사 내용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으며, 사실 관계를 따져보기 위해 가족협의회 쪽이 합조단에 참여해 직접 조사할 수 있도록 군 당국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정국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가족들이 알고 있는 사실과 합조단 발표 내용의 일부가 달라 어느 쪽이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