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마침내 그들은 하나 뿐인 삶을 사는 동안 어떤 꽃을 찾을 수 있을까. <꽃 찾으러 왔단다>의 연출을 맡은 지영수 PD는 전작 <오, 필승 봉순영>과 <안녕하세요, 하나님>에 이어 이 작품에서도 진정한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질문한다.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이 오래된 동요대로, 우리는 어쩌면 이 세상에 꽃을 찾으러 온 것일지 모른다. 그리하여 아름답고 예쁜 꽃, 소박하고 단아한 꽃, 화려하고 거대한 꽃, 온통 꽃 천지인 이 세상에서 단 한 송이 자기만의 꽃을 찾아내는 것으로도 어쩌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일지 모른다. 하지만 알다시피, 이것은 어려운 일이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삶, 큰 욕심을 버리고 남들보다 조금 느리게 살아가는 삶이 바로 자족의 삶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어쩌면 이 복잡하고 바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KBS 2TV의 새 미니시리즈 <꽃 찾으러 왔단다>(지영수 연출, 윤성희 극본)가 준비하고 있는 얘기다. 진실한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모든 멜로드라마의 난제다. 그런 점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사랑과 행복을 이야기하겠다는 <꽃 찾으러 왔단다>의 시도는 참신하면서도 흥미롭다. 특히 <오! 필승, 봉순영>과 <안녕하세요, 하나님>을 통해 많이 가지는 것이 행복한가, 혹은 많이 알아야 행복한가, 라는 질문을 해 온 지영수 감독이 이번에는 죽음을 소재로 행복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지영수 감독의 ‘행복 3부작’의 마지막 편이 될 <꽃 찾으러 왔단다>는 감독 본인의 말대로 “살아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에 대한 답을 모두가 함께 찾는 작품이다. 여기에 그 동안 영화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차태현, 강혜정 두 배우의 드라마 출연과 강원도 춘천을 배경으로 하는 소박한 영화 같은 화면의 질감도 그동안 도시적인 감수성의 드라마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시선을 은근히 사로잡을 지도 모른다. 멜로드라마이면서도 휴머니즘이 숨어있는, 안타까우면서도 유쾌한 사랑 이야기로 이 드라마를 본다면 시청자들은 봄밤에 가슴 잔잔한 이야기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첫방송 2007년 5월 14일 월요일 밤 9시 55분 . . |
“3년 만의 드라마지만, KBS에는 10년 정도 만인 것 같다. 옛날부터 드라마도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못했다. 윤호상은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도 밝은 인물이다. 왜? 그가 시한부라는 걸 아직 모르니까. (웃음) 지금까지 4회 분량이 나왔는데 아직까지 모르는 걸로 나온다. 그래서 죽음이란 소재를 밝게 그릴 수 있는 게 아닐까. 호상이가 장의사가 되는 것도 자기가 원해서가 아니라 억지로, 상황적으로 어쩔 수 없이 되는 거다. 장의사인 나하나의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우는데, 그래서 어설픈 장의사다. (웃음) 뭐, 그러다가 차츰 삶과 죽음에 대해서 배우는 얘기가 아닐까. 사실 영화처럼 대본이 다 나오는 게 아니니까 뭐라 말하기 어렵다.” . . |
“9년 만의 드라마다. 그런데 드라마든 영화든 작업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끝난 뒤에 사람을 얻어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대본이 참 마음에 들었다. 죽음을 소재로 하면 암울하고 참담하고 슬픈 느낌, 절망이나 상실이나 허무한 느낌이 드는데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초연한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 물론 죽음이 전하는 쓸쓸함과 아픔도 있고 두 주인공이 죽음을 앞두고 기억을 남겨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늘 관에 들어갔다 나왔는데 기분이 꽤 괜찮더라(웃음). 나하나는 뚱한 성격의 냉소적인 여자애지만 윤호상이란 남자를 알게 되고 그런 감정을 알아가면서 인생을 배우는 인물이다. 티는 안내지만, 따뜻함도 가지고 있고. 어쨌든 하나는 돈을 되게 좋아한다. 본능적으로 좋아한다. 돈 자체를 좋아하고 돈 냄새를 맡으면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해지는 여자다. 그래서 돈 많고 명 짧은 남자와 결혼하는 게 이 아이의 포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