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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논단

[푸른노년 에세이] 수의(壽衣)에 대한 생각

산소를 이장하다보면 옛 유물이 더러 발굴된다. 전통수의도 그런 것 중의 하나다. 지난 해 한 대학 연구소에서는 조선시대 무덤에서 출토된 수의를 복원하여 ‘땅으로 시집가는 날’이란 이름으로 전시회를 가진바 있다. 때마침 민속박물관에서 조선시대 전통방식으로 제작된 명주수의를 관람한 후여서 관심을 가지고 이 전시회도 둘러보았다. 조선시대의 왕실 또는 양반 사대부가 등의 무덤에서 발굴된 수의를 바탕으로 재현된 전통수의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입고 가는 옷이란 의미로 살펴 볼 때, 맨 먼저 드는 생각은 그들이 바라본 저승 또는 저승 가는 길이 결코 우울하거나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고증을 거쳐 한 땀 한 땀 아름답게 복원한 장인들의 눈맵시 손 맵시에 감탄과 감사를 함께 보냈다.

지난 8월에 위 복원작업을 이끌었던 단국대 전통의상학과 최연우 교수가 발표한 논문, “현행 삼베수의의 등장배경 및 확산과정 연구”가 한 일간지에 소개되었다. 이 신문은 논문의 주요 내용을 “일제는 왜 비단수의를 죄인을 상징하는 ‘삼베수의’로 바꿨나”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일제가 그 36년 간 이 땅을 질곡에 빠트리고 수탈해 간 것이 어디 한 두 가지랴만 이 일에까지 야수를 뻗쳐 남의 문화를 왜곡, 말살한 일은 가증스럽다. 그런 만큼 최 교수의 발굴과 복원은 문화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어 최 교수가 쓴 위 논문을 찾아 읽었다. 논문 중 마무리 부분을 인용한다. “한국 전통상례의 예법은 죽은 이에게 비단, 모시, 무명 등 고운 옷을 입혔고, 삼베옷은 망자 본인이나 가족이 죄인임을 형상화하기 위해 입거나, 가난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이었다...(중략)...삼베수의는 본래 우리의 전통이 아니라 외세에 의해 등장하여 폭압적인 강행을 통해 자리 잡은 문화이다. 따라서 전통의 관점에서 보나 사람들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의리(義理)로 보나 삼베수의를 지속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전통에 바탕해 현대사회에 적용 가능하고 미적(美的)으로 아름다운 수의를 개발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이러한 논지는 신문 보도에 부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표현되었다. 

“전통수의는 삼베 아닌 비단 등으로 지어 부드럽고 화려해. 상장례 중시하는 유교사상 속 비단수의 ‘효(孝)’로 여겨”

전통은 변화하지 않는 오로지 한 모습으로서가 아니라 시대와 사상과 문화의 변천 등에 따라 더불어 변화하고 발전한다. 그런 만큼 ‘전통’이란 말에 스스로를 구속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전통에 너무 얽매이다 보면 또 다른 병폐도 생기게 마련이다. 우리는 현대 장례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상업적 의례의 공급자들이 이 사회에 끼치고 있는 일부 부작용도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들은 효(孝)의 이름으로, 한번 뿐인 마지막 효도의 기회라는 명분으로 고가의 수의와 관 등을 유가족에게 권유하는데 능숙하다. 황망 중에 있는 많은 유족이, 지극히 짧은 장례 기간 중에 달리 대안을 모색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들의 권유를 뿌리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효’란 이름만으로도 이러할진대 그 위에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이었다는 명분이 더하여 질 때 현장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러한 장례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대안을 모색하고 이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단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차제에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비단수의의 복원은 문화사적으로 소중한 가치를 갖는 만큼 그런 차원에서 유지보존이 되면 좋겠다. 대학 연구소가 이 기능을 감당하기에 재정적으로 어렵다고 한다면 국가 문화재 관련 기관에서 문화재의 복원과 계승발전 차원에서 연구를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마지막 옷 수의는 최 교수가 논문에 적은 “전통상례의 예법은 죽은 이에게 비단, 모시, 무명 등 고운 옷을 입혔다.” 중 ‘고운 옷’을 살려 본인이 평소에 좋아하고 아끼고 즐겨 입던 옷으로 갈아입고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지난주에 참 흐뭇하고 감동스러운 이야기를 들었다. 장수과학자이신 어떤 분이 최근에 부친상을 치렀는데 그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입관 때 두루마기를 입고 계시기에 어머님께 여쭈었더니. ‘아버지가 장가올 때 입고 오신 것이다’라고 하셔서 감동했다. 70년을 간직해온 두루마기를 입고 떠나신 아버지는 정녕 행복하게 사시다 가신 분이었다.” 전통과 효의 근본은 살리되, 그 차림은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정신은 더욱 아름답게, 그리고 외양은 옛 것을 더욱 새롭게 가꾸어 나갔으면 싶다.

푸른노년문화연구소 정상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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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작년 ‘땅으로 시집가는 날’ 전시회에 출품된 복원 수의들.  인터넷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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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노년 에세이] 수의(壽衣)에 대한 생각
산소를 이장하다보면 옛 유물이 더러 발굴된다. 전통수의도 그런 것 중의 하나다. 지난 해 한 대학 연구소에서는 조선시대 무덤에서 출토된 수의를 복원하여 ‘땅으로 시집가는 날’이란 이름으로 전시회를 가진바 있다. 때마침 민속박물관에서 조선시대 전통방식으로 제작된 명주수의를 관람한 후여서 관심을 가지고 이 전시회도 둘러보았다. 조선시대의 왕실 또는 양반 사대부가 등의 무덤에서 발굴된 수의를 바탕으로 재현된 전통수의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입고 가는 옷이란 의미로 살펴 볼 때, 맨 먼저 드는 생각은 그들이 바라본 저승 또는 저승 가는 길이 결코 우울하거나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고증을 거쳐 한 땀 한 땀 아름답게 복원한 장인들의 눈맵시 손 맵시에 감탄과 감사를 함께 보냈다. 지난 8월에 위 복원작업을 이끌었던 단국대 전통의상학과 최연우 교수가 발표한 논문, “현행 삼베수의의 등장배경 및 확산과정 연구”가 한 일간지에 소개되었다. 이 신문은 논문의 주요 내용을 “일제는 왜 비단수의를 죄인을 상징하는 ‘삼베수의’로 바꿨나”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일제가 그 36년 간 이 땅을 질곡에 빠트리고 수탈해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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