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과 ‘주검‘을 멀리하는 풍조가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과 자신으로 이어질 '과거'의 일체를 청산해 버리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도시의 인구 집중이 더 진행되면 죽음을 합리적으로 처리해 나가는 움직임이 점점 가속화 돼 나갈 것이다 "
“무장사회(無葬社会)”란 책으로 일본에 선풍적인 이슈를 제기하고 있는 ‘우카이 히데노리(鵜飼秀徳)’ 승려가 한 말이다. 이와 관련 최근 일본의 "POSTSEVEN" 이란 매체는 ‘무장사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소개하고 있다.
유골의 "송골서비스" 신청 4년간 수천 건에 달해
많은 친구나 지인이 장례식에 참석하여 절친했던 사람들의 유해(유골)을 수습한다. 그리고 해마다 자식이나 손자가 성묘차 찾아온다....이런 현상은 과거 기본이었으나 이제 그런 죽음의 모습을 앞으로 더 이상 못 볼지도 모른다. 화제의 책 『무장사회(無葬社會)』의 저자로 정토종 승려인 우카이 히데노리(鵜飼秀徳) 씨는 말하고 있다.
"지연과 혈연에 기인한 마땅한 공양을 받지 못하거나 아무에게서도 작별의 인사를 받지 못하며 종교적인 애도의식 없이 보내지게 됩니다...“ 그런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그것을 나는 무장사회(無葬社會)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장례 실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뉴스가 있다. 2015년 4월, 도쿄도 네리마구(區) 소재 슈퍼의 옥외 화장실에서 사람의 두개골이 발견됐다. 유골은 소각된 상태에서 양식 변기 속에 나뒹굴고 있었다고 한다.
"유골을 버리는 사건은 끊이지 않습니다. 유기되는 장소로 특히 빈번한 곳은 지하철입니다. 선반에 유골을 올려놓고 깜박 잊은 척 가 버립니다. 최근 유골함은 경찰에 신고하는 유실물, 습득물의 단골이 되고 있습니다"(우카이 씨)
효고·오사카·교토 등지의 유골 습득물은 10~15년에서 최소 91건 중 69건, 즉 76%가 소유자가 불분명하다고 보도됐다. 유골을 어떻게 처리할까. 그런 고민에 응하기 위해서, NPO법인 "마지막 살집이 없는 유골 구출회"가 2013년 4월 출범시킨 것이 "송골서비스" 통칭 "우체국 유골택배"다. 신청시 3만 엔의 대금 송금으로 "송골세트"가 보내진다. 유골을 넣은 유골함의 뚜껑을 테이프로 고정하고 나무상자에 넣고 화장증명서와 매장승낙서와 함께 종이상자에 넣어서 보낸다. 그러면 "마지막 살집이 없는 유골 구출회"에 묘역을 개방하고 있는 남춘사(도쿄·신쥬쿠)에 매장되어 영구 관리를 받는 구조다. 동 기관의 카키자키유지(柿崎裕治) 씨가 설명한다.
"화장장에서 유골을 가지고 귀가하여 그냥 몇 년이든 유골을 집에 두고 있다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100만 명분의 유골이 집에서 잠들고 있다고 합니다. ‘새로 무덤을 조성할 돈이 없다’. 그런 분을 위한 매장지원으로서 이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3만 엔의 영구관리 신청은 최근 4년간 수천 건이 됩니다."
우체국 택배로 남춘사(南春寺) 사찰에 보내진 유골은 1주일분을 모아 스님이 예를 드린 후 영구관리 묘지인 "유연탑(有縁塔)"에 매장됩니다. 유골함에서 골분을 꺼내어 유연탑 안쪽의 납골실에 뿌리고 갑니다"(카키 자키 씨) 심지어 "유골을 남기지 않겠다는 선택 사항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구미에서는 12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의 로에서 시신을 태워 뼈가 잿더미가 될 때까지 가열하여 완전 소각되는 일도 많다.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유골을 완전 소각하여 인수할 필요가 없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화장장에 골분이 어느 정도 모이면 스님이 불경을 올리고 묻어 주면 된다. 그런 스타일이 이제부터 주류가 될지도 모릅니다."(우카이 씨)
이런 현실은 자연히 국제적인 관심사가 되어 국립대만대학교 출신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자 주일본 특파원인 '류려아(劉黎兒)' 기자도 ‘民報(Taiwan People News)’지에 “다사사회 무장화(多死社會無葬化)”란 제목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삶 가운데 후손들은 과거로 돌아가거나 죽은 자들의 장례나 묘지를 조성하거나 돌볼 여유와 마음이 사라지고 있는 일본의 현실을 취재하고 있다. 이는 이러한 이슈가 지구촌 인간사회의 공통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무장사회(無葬社会)’의 저자 우카이 씨의 말을 조금 더 들어보자.
- "도시화에 따라 특히 '죽음'을 금기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죽음을 수용하는 장소를 어딘가에 조성할 필요가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다면 죽음을 직시하지 않고 살고 싶다, 이런 모순이 사회에 소용돌이 치고 있다 "
- 이런 ‘무장사회((無葬社会)‘의 도래가 우리 사회에 무엇을 시사하는가? 일본인의 본연의 마음자세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 사회 시스템에 무언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하고 싶다. 본인은 죽은 자와 산 자의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장(葬)」이야말로 인류의 존재 기반이라는 생각을 전개한 바 있다.
- 장례를 치른다는 말은 죽은 사람을 매장하고 공양한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는 현대 사회에 있어서 지역이나 친족, 종교인, 가까운 친지들이 '죽음'을 정성스럽게 치르는 시대는 먼 과거의 일이 되어 가고 있다. 혼자 죽어 가고 그 후에는 죽은 자와 산 자의 교류는 사라진다.
한편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되어 의례산업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낌새마자 보이고 있다. 일본 의례업계 어느 CEO가 한 말이다.
"과거 버블기 전후는 될수록 조문객의 수를 많이 모을 수 있는 대규모 장례식이 선전했다. 회사의 간부가 사망하면 회사장을 실시하고 호화로운 제단을 마련해 식장 내외에 근조화환을 길게 진열하기가 일수다. 이런 대규모 장례식에는 좋든 싫든 직원이나 거래처 등 관계자가 대거 조문했다. 신문의 부고 기사를 검색하여 장례식장에 찾아가 불특정 다수의 참석자에 섞여 사례품이나 답례품을 좀도둑질하는 무리가 많이 출몰하는 상황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명 인사나 부유층에서도 이러한 화려한 장례식은 삼가도록 하고 있다. 이 러한 조류는 결혼식의 유행현상과 비슷하다. 결혼식은 버블기에는 호화식이 선전했지만, 현재는 친척이나 친한 친구들 만에 한해서 'At Home'식이 주류다.
우리 장례업계가 비즈니스의 미래를 멀리 내다보고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