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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에이지

저출산 고령화로 자치단체 점차 사라진다

지방경제 보호, 인구유출 억제책 등 공조필요

지방자치단체의 암울한 미래를 예측하는 경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경제의 중앙 집중에 따른 젊은층 인구 유출과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지방의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인구가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고는 국내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현실화가 되고 있다.

일본, 20년 이내 1000여개 시정촌(市町村) 사라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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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북 군산에서 막을 내린 ‘제6차 세계지방정부연합 아태지부 총회’ 개막 기조강연에 초청을 받은 가타야마 요시히로(片山善博) 전 일본 총무장관은 지방정부의 존립과 관련해 매우 무거운 화두를 던졌다. 일본 돗토리현 지사를 역임한 가타야마 전 장관은 ‘지방소멸 위기와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생존전략’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일본의 경우 향후 15년 후인 2040년대에 현재 1700개 정도인 시정촌의 약 절반 이상이 자치단체로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현재 일본의 많은 지방에서 젊은층이 도쿄 등 대도시로 이주하는 현상으로 인해 인구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그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지방경제의 침체에 따라 더 이상 매력적인 일자리가 없다는 점”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지방경기 침체의 원인에 대해서는 ‘지역수지(지역의 총지출-지역의 총수입)’가 적자인 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도 고령화 진행이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자치단체는 이에 따른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단카이 세대(일본의 베이비붐 세대)’가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가 되면 지금도 부족한 의료 및 간병시설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대할 것이며 지방권에서는 젊은층의 유출이 더해져 지역의 과소화, 취락의 기능 저하가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30년 이내 77개 지방자치단체 '소멸 위험'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지역 고용동향 심층분석-한국의 지방소멸에 관한 7가지 분석'을 보면 한국 또한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9세 여성인구 비중'과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간의 상대비가 0.5이하일 경우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하는데, 전국 77개 자치단체가 여기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가임여성의 90% 이상이 이 연령대에 속하는 젊은 여성인구이므로 한 사회가 20~30년 후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예측할 수 있는 핵심지표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2004년 우리나라의 20~39세 여성인구 비중은 16.9%로 65세 이상 고령인구(8.3%)보다 2배 정도 많았다. 그러나 11년이 지나는 동안 20~39세 여성인구는 2015년 전체 인구의 13.4%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5년 기준 13.1%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39세 여성인구와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일대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 인구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라는 것이 이 연구위원이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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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젊은 여성인구의 비중이 가장 낮은 전국 20개 지역의 경우 20~39세 여성인구 비중이 6.6~7.8%에 불과한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은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에서 ‘지방소멸’ 이론을 제시한 창성회 의장 마스다 히로야의 이론에 우리나라의 상황을 대입할 경우 이 지역들은 아무리 출산율이 높아지더라도 30년 이내 소멸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밝혔다. 20~39세 여성 인구와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상대값이 가장 낮은 곳은 전국 228개 자치단체 가운데 경북 의성군과 전남 고흥군으로 조사됐다. 의성군의 경우 여성인구 비중은 6.6%였지만 고령인구 비중은 34.9%였고 고흥군은 여성 6.7%, 고령 35.3%로 두 지역의 상대값은 0.19에 불과했다. 이어 경북 군위군, 경남 남해군, 합천군, 경북 청송군, 전남 신안군, 경북 영양군, 경남 산청군, 경북 영덕군 등이 뒤를 이었으며 상대값이 0.5 이하인 지역은 전국 77곳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도 2018년을 기점으로 전국 ‘읍’지역 인구가 ‘면’ 지역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어, 시·군 소멸의 진행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고령인구 비율은 주요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인 13.1%로 일본의 절반에 불과해 '지방소멸'은 우리와 상관없는 미래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도 "지방의 많은 청년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속도라면 지방소멸로 가는 한국이 결코 일본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응책은 무엇인가 ?

가타야마 전 장관은 “일본 정부도 지방소멸 현상을 우려하며 어려운 재정 사정에도 불구하고 ‘지방 창생’이라고 하는 명칭의 정책을 중요 시책 중 하나로 내걸고 이러한 자치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타야마 전 장관은 “지방경제가 침체되는 공통 요인 중 하나가 ‘경제의 하청 구조’에 있다”면서 “하청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방의 고등교육 연구기관을 확충하고 이를 통해 지방에 매력 있는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또 지방의 권역별 중심도시(후쿠오카시, 센다이시 등)를 활용해 도쿄권 인구 유입의 방파제 기능 역할, 지역수지의 개선을 위한 자연 재생에너지 개발,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은 그 지역에서 소비한다) 정책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치단체 차원의 자립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 분권이 강력하게 요구되며 동시에 자치단체와 주민이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무엇보다 ‘젊은 여성이 살기 좋은 매력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사회-지역-고용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문에 걸친 국가 수준의 사회경제 시스템을 개혁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젊은 여성의 유출을 방지하고 유입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정책개입을 통해서 짧은 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젊은 여성들이 지역에 정착하고 생활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젊은 여성들에게 매력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단체장들이 단순히 고용률 70%를 달성한다고 선언하고 공공근로를 늘리기보다 젊은 여성인구를 매년 1% 늘리려는 노력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 중앙 정부 역시 지역 정책을 집행할 때 소멸위험도에 따라서 지역을 유형화하여 지원의 규모와 내용을 달리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이 부연구위원은 강조했다.  [츨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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