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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문 사절하고 조용한 장례 치르는 기업 늘어

"고인의 유지이오니 너그러이 받아주십시오"

"저희 엄마는 대한민국의 광복을 애타게 기다리시던 시대 언론인의 딸로서 정신적으로는 풍요로웠을지 모르나 물질적으로는 어려운 시대를 겪은 세대의 한 분으로서, 근검절약을 실천하시던 분이었습니다. 일찍 부모를 여의신 후 엄마는 다행히도 자수성가한 함경도 출신의 매우 강하신 성격의 아버님을 만나 여전히 할아버지에게서 배우신 대로 종이 한 장, 리본 하나 버리시지 않으면서 저희 오남매를 열심히 키우셨습니다."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가 지난달 26일 타계한 모친 설순희 여사 문상에 들른 이들에게 직접 손편지를 보내 감사함을 표시한 글은 세상을 떠난 모친을 향한 절절한 사모곡으로 사람들을 감동하게 했다. 김 대표는 또 신문에 얽힌 어머니와의 추억부터 최근 몇 년간 기력이 약해지신 뒤에 딸로써 후회스러운 행동까지 편지를 통해 하나하나 되돌아보며 고인을 추억했다.


요즘 기업들은 창업주가 별세한 뒤에도 조용한 장례를 치르는 추세이다. 거창한 장례식 보다는 가족끼리 조용히 고인을 추억하는 장례문화에 기업도 동참하는 모습이다. 지난 5일 별세한 '미원의 아버지' 고(故)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회장의 장례식도 가족들만이 참석하는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일체의 조화, 조문, 조의금을 받지 않았으며 오로지 가족들만 조용히 고인을 떠나보냈다. 외부에 나서지 않고 평생 연구에 매달리고, 구두 두 컬레 이상을 가져본 적이 없을 정도로 근면하고 검소했던 임 창업회장의 평소 유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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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뿐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조용한 장례로 고인을 떠나보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별세한 서정신 전 서울고검장의 부음은 장례가 끝나고 며칠 뒤에야 알려졌다. '청와대 파견검사 1호'로 유명한 서 전 고검장의 유족들은 "고인의 유지에 따른 바이니 너그러이 받아주십시오"라고 신문 한 켠에 양해를 구했다. 검찰 고위직 출신인 소병철(58·사법연수원 15기)전 법무연수원 원장도 지난 2월 모친상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장례를 치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부음을 알려드리지 않은 큰 결례를 했지만 가족들이 어머님과의 아름다운 추억과 고마움을 생각하며 기도에만 집중할 수 있어 마음이 크게 평온했다"며 "저희는 어머님의 믿음을 존중하여 가족끼리 성당에서 장례를 마친 것이오니 앞으로 집안 애ㆍ경사에는 달려갈 수 있는 기회를 꼭 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양해를 구했다.


관련기사 ---> ‘화합과 검소’ 큰 울림 주고 마지막 길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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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부인 노순애 여사의 발인제가 (1월) 31일 오전 9시 서울 일원동 삼성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발인제는 최신원 SKC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등 유가족과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의 뜻에 따라 조촐하지만 엄숙하게 진행됐다. 유족과 친지 등이 비통함 속에 엄수된 영결식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영상이 방영됐다. 고인은 “신원아, 태원아, 재원아, 창원아, 딸들아. 화목하게 잘 살아라”고 당부했다. 최신원 SKC 회장은 “많은 분들이 어머님이 가시는 마지막 길을 배웅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어머님의 유지를 받들어 화목하고 우애 있는 가족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큰 어머님께서 추모영상에서 말한 ‘형제ㄴ간 우애’를 가슴에 간직하고 살아 가겠다”고 다짐했다.


고 노순애 여사의 장례는 고인의 유지대로 형제와 사촌이 하나가 돼 고인의 마지막을 지켰다. 고인의 직계 자녀인 최신원 SKC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뿐만 아니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장례 기간 3일 내내 빈소를 지켰다. SK 일가의 다른 사촌과 손자 등도 조문을 돕는 등 형제간 각별한 우애를 재확인했다. 불교 예식의 발인제가 끝난 뒤 유족들은 고인을 봉담 선영과 수원 평동의 옛 선경직물 터로 모셨다. 고인은 남편인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과 피와 땀으로 설립, SK그룹의 모태가 된 옛 선경직물의 공장과 SKC 수원공장을 둘러보고 수원시 연화장에 도착했다. 고인은 평소 “장례는 조용하고 검소하게 치뤄 달라”며 화장(火葬)을 유지로 남겨 승화원(화장장)으로 모셔졌다.


유족들은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고인이 남긴 유지를 되새기며 고인과 눈물로 이별했다.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등 SK그룹의 주요인사들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동행했다. 이들은 고인이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해 직접 식사를 챙길 정도로 ‘한솥밥 문화’와 ‘화합정신’을 실천했던 분으로 기억했다. 화장을 마친 고인은 봉안함에 옮겨져 서울 서대문구 광림선원에 안치됐다. 고인은 또 화장장을 치르면서 검소한 장례문화 확산에도 큰 기여를 했다. 고인은 독실한 불교 신자로 불교에서 화장은 완벽히 무(無)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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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은 지난 1998년 타계하면서 “내 시신은 매장하지 말고 화장하라. 훌륭한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하라. SK가 장묘문화 개선에 앞장서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실제 최종현 선대회장과 부인인 박계희 여사의 장례는 화장으로 치뤄졌다. 최신원 SKC회장의 형님인 고(故) 최윤원 SK케미칼 회장도 화장을 했다. SK는 최종현 선대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지난 2010년 충남 연기군 세종시에 첨단 종합장례시설인 ‘은하수 공원’을 만들어 세종시에 기증했다. 500억 원을 투입해 화장장(화장로 10기)과 납골시설인 봉안당(2만1442기 수용), 장례식장(접객실과 빈소 각 10)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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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탐방] 여성 장례명장 신지식인 스토리
기자가 진서현(陳諝泫)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10여 년전, 부산에서 개최된 장례사업자 역량 강화 특강과 교류 행사장이었다. 전남 광주지역을 발판으로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장례분야 강소기업이라는 인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 금년에 다시 만난 것은 본지가 남청주농협에서 거행한 한일농협인들의 교류행사장이었다. 우정 시간을 내준 진 대표의 차를 타고 함께 내려 가면서 여러가지 얘기를 나눈 기억이 생생하다. 자연히 한국 장례문화가 주제가 되었는데 서로 통하는 마인드가 있었다. 진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광주의전'은 짧은 기간 여러 다양한 업체들과 제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놀라운 감동, 아름다운 장례문화”를 모토로 광주.전남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의전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기업장례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실천하기에 여념이 없는데 최근의 실적이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고산당 혜원 대종사 다비식과 쌍계사 태공당 월주 대종사 다비식, 은암당 고우 대종사 다비식 등의 종교의례 다수, 그리고 故노태우 대통령 국가장, 故전두환 대통령 가족장, 그리고 안장식의 주관 및 수행, 故송해 방송인과 코미디언협회장, 그리고 H그룹 여사 가족장례식 등이 눈에 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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