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年 9.5회… 평균 5만8000원● 중소기업 차장인 최석원(39)씨는 요즘 경조금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결혼식, 장례식, 돌잔치 등이 겹쳐 지난 달에만 30만원이나 들어갔기 때문이다. 최 차장은 “전통적으로 경조사 챙기는 건 상부상조의 미덕이라지만, 경조금이 과도하게 인플레 되니까 가계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본지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이 1일 20~40대 직장인 4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3%가 ‘경조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라고 응답했다. 경조금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85.4%)가 꼽혔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는 응답자 중에서 ‘경조사에 불참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7.8%에 불과했다. 70.5%는 ‘나중을 생각해서 경조금을 내고 참석한다’고 답했다. 또 지난해 참석한 경조사 총 횟수는 1인당 평균 9.5회이고, 경조비 액수는 평균 5만8000원에 달했다. 엠브레인 장재섭 대리는 “요즘 물가가 많이 치솟아서 3만원만 내면 밥값 떼어먹는 기분이 들어 5만원씩 낸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조금으로 가장 많이 지출된 행사로는 ‘결혼식’(66.7%)이 꼽혔다. 작년의 경우 입춘(立春)이 두 번 있어서 길(吉)하다는 ‘쌍춘년(雙春年)’이라는 속설 때문에 결혼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신이 받은 경조금 액수가 생각보다 적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넘어간다’(57.9%)라는 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비슷한 상황이 올 때 되갚아 주겠다’는 답변도 25.3%나 됐다. 경조금 부담이 늘자, 일부 회사는 아예 경조금 상한선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기도 한다. 신한은행의 김모(38) PB팀장은 “지점장 3만원, 과장 2만원, 행원 1만원 등 직급별로 경조금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서 줄 때나 받을 때나 부담 없다”고 말했다.[조선일보]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