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은 대형 사고로 해당 국가와 사회 전체가 대혼란을 겪고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의 '911 항공기 테러',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1226 쓰나미', 일본의 '311 대지진' 등 크고 작은 재앙들이 몰아쳤고 그때마다 해당 정부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도움의 손길을 보내와 회복에 전력을 다했다. 우리나라도 가장 가까운 예로 작년의 세월호 악몽이 회복될만한 때에 또 다시 메르스란 대란의 한가운데 있다. 이러한 시기에 개개인의 노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의 평소의 위기관리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한번 무너진 사태는 경제에도 심대한 타격을 주어 그만큼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금번 메르스 사태에 대응하는 정부의 대응 능력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회에 메르스를 중심으로 한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메스컴의 보도를 정리해 본다. 참고로 위기관리 이슈가 국제적으로도 점차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마카오에서 ‘위기관리 엑스포'가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 둔다.
정부 스스로 만든 위기관리 매뉴얼, 제대로 지키고 있나 ?
중앙일보에 의하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과 관련해 정부의 늑장 정보공개가 국민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따라야 할 '매뉴얼'에는 '알려질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지 말라'는 등의 정보공개 방침이 정해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행동 지침을 정하는 시스템을 정부가 스스로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더 구체적이고 강제력 있는 정보 공개 방침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 항목이 이미 마련돼 있다. 해당 항목은 피해자 배려와 정부 신뢰 확보를 위해 시의적절한 정보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은' 감염병 발병 시 정부와 주무 부처인 복지부가 취해야 할 예방 및 대처 시스템을 정리한 지침서다. 4단계 위기 경보 수준(관심-주의-경계-심각) 중 정부가 현재 '주의' 단계를 유지하는 것도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을 근거로 했다. 메르스 발병과 함께 정부가 마련된 '메르스 대응지침'도 이 매뉴얼에 따른 조치다.
복지부가 지난 12월 내놓은 최신판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이 항목이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위기 시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피해자를 배려하는 한편, 위기관리 대응에 관한 정부의 신뢰를 확보한다"는 목표까지 명시돼 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 항목 중 정부가 지켜야 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원칙' 중에는 △알려질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지 말 것 △언론에 적극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것 △모든 정보를 공식화 할 것 △위기관련 전문가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상황을 충분히 설명할 것 △정직이 최우선 등이 구체적으로 나열돼 있다.
지난 달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지 18일 만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들을 공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정부 조치는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과는 정반대였던 셈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언론에 적극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는 커녕, 공보담당 부처도 전화조차 받지 않아 언론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정부의 뒤늦은 정보 공개 결정으로 발병 초기 '콧속에 바셀린을 바르면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등의 잘못된 유언비어가 퍼져 혼란을 야기했고, 의료인이나 관련 네티즌 스스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메르스 정보를 올려 궁금증을 해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심지어 중앙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와 협조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메르스 관련 정보를 자체적으로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국민 알 권리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정확하고 실효성 있는 정보 전달을 위해 현재 애매하게 서술된 매뉴얼의 정보공개 범위 등을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 놓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 관계자는 "매뉴얼이 있고 지침이 있으면 뭐하나, 그냥 만들어만 놓은 것 같다. 잘 지켰다면 이렇게 메르스가 확산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위기 경보 수준(관심-주의-경계-심각) 별로 정보 공개 범위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해서 정보 때문에 논쟁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이 한국내 메르스의 지역사회 감염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WHO 합동평가단은 13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국내) 지역사회 감염의 증거는 없으나 병원에서 감염된 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합동평가단은 이어 "한국내 메르스 유행 규모가 크고 복잡한 상황이므로 조치가 완벽한 효과를 발휘하는 데 수 주가 걸릴 것"이라며 단기간에 해결될 것을 예상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메르스 발병 통제에 대한 한국의 노력은 상당히 강화돼 인상 깊었다고 WHO 평가단은 밝혔다. 그러나 전국 "휴교 조치 등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경우 신뢰를 저해할 것이므로 수업 재개를 고려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정보 통제에 급급했던 정부, 인식 재고해야
11일 한국은행 사상최저치 기준금리 인하 발표, 10일 박근혜 대통령 미국 순방 연기, 9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중 2268개교 집단 휴업 등 일련의 상황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운영하는 메르스포털(www.mers.go.kr)에 따르면 12일 오전 11시 기준 사망자는 10명, 확진자는 126명, 감염의심자는 3711명에 달한다. 11일 사망자 1명에 이어 이날도 확진자 4명, 감염의심자 98명이 늘어나는 등 메르스 사태는 유독 한국에서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난 5월 20일 국내 최초 확진환자가 메르스 양성 확인을 받은 이후 20여 일간 한국 경제는 메르스 직격탄을 맞았다. 화창한 초여름 날씨에도 행락객이 80% 감소하며 관광·유통업이 울상을 짓고 있고,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0일 2139.54에서 11일 2056.11로 83.43포인트, 4%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해 4월 16일 탑승객 476명 중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박근혜 정부가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하는 등 국가위기관리 체계를 손보겠다고 한 지 불과 1년 여 만이다. 지난해 세월호와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나타났듯이 현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은 낙제점이다. 국가위기관리에서 메르스와 같은 위기상황 발생시 정부가 취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조치는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제공을 통해 국민들의 불필요한 불안과 공포를 제거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화재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과거처럼 숨기고 통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고의 원인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등 사고수습과정에서의 투명한 조치로 신뢰를 얻는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런데 현 정부는 국내에서 최초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오고 사망자가 발생하는 와중에서도 “일반 국민 전파가능성은 없다”, “괴담 유포자를 처벌하겠다”며 메르스를 부인하고 병원명을 은폐하는 등 정보통제에만 급급했다. 이 과정에서 메르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온라인을 통해 정체불명의 괴담과 병원명이 유포돼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극에 달하자 지난 5일에 가서야 “메르스 확산의 차단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에 병원명을 공개한다”며 평택성모병원 이름을 발표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24개 병원명단이 공개된 것은 이틀이 더 지난 7일이다. 초동대응을 잘못해 300명이 넘는 인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를 경험하고도 1년 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가위기와 국민안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기나 한 것인지 근본적인 회의가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 국가위기관리는 미래사회에 대비해 미발생위기를 국가위기로 선정해 미리 예방하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메르스는 이미 3년 전 중동에서 발생한 전염병이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이미 국내 발생 가능성에 대비한 시스템과 매뉴얼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 범정부 차원에서 대통령이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할 국가위기는 국가와 국민의 존립과 생존, 번영에 영향을 주는 위기다. 즉 남북관계 돌발사태 등의 안보위기나 태풍·지진, 대규모 환경오염, 전염병 등을 망라한 재난위기, 국가기간통신망에 대한 사이버테러나 방사능 누출사고 등 국가핵심기반시설 마비 사태가 국가위기에 해당된다. 메르스 같은 전염병의 경우 국민의 생존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재난위기다. 현재 박근혜 정부는 메르스 사태 해결을 위해 ▲청와대 비서실 내 긴급대책반(공동반장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최원영 고용복지수석) ▲전문가 중심 즉각대응팀(공동팀장 보건복지부 차관·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본부장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본부장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민관합동대응 태스크포스팀(팀장 문형표 장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어느 조직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도 헷갈린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혹여라도 대통령에게 책임의 화살이 돌아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지난 8일 컨트롤타워 논란이 일자 “대통령은 메르스 대응에 실질적으로 국정 최고 책임자로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컨트롤타워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끝내 외면했다. 참여정부에서 위기관리비서관을 지낸 류희인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은 “메르스 같은 사태 재발방지를 위해선 국민 안전을 위해 위기요인을 미리 찾고 사회적·국가적 대비시스템을 만드는 위정자의 인식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세월호 사건 당시 위기관리 소홀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인식을 통한 변화가 있어야 했는데 일회성으로 흘러가버렸다. 위정자의 인식이 문제”라고 질타했다. 메르스 사태는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 보고서에서 “메르스가 확산돼 장기화할 경우 경제적 충격이 내수 서비스 산업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홍콩이 사스 사태 당시 겪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경고가 잇따르자 기획재정부는 이미 15조원 안팎의 ‘메르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검토에 들어갔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필요할 경우 추가 경기 보완 방안 마련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로 위축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금리인하에 이어 추경도 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심리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처럼 신뢰를 상실한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세워도 국민들의 불안한 심리는 가시지 않는다. 당장 시급한 과제는 경기침체 우려에서 비롯된 추경과 금리인하가 아니라 국가위기상황인 메르스 사태를 하루빨리 해결해 사회혼란과 경제 위축 심리를 막는 일이다. 정부 경제 정책의 실패로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는 도구로 메르스를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작금의 대한민국 경제위기는 지난 2년 반 동안 누적된 현 정부 경제정책의 결과물이지 중동에서 발발한 메르스 때문이 아니다. 류희인 전 차장은 “메르스 같은 국가위기상황에서는 경제적 위축에 대한 고려는 일단 접어두고 위기 해소에 전념해야 한다”며 “국가위기상황에서 위신과 명예, 체면 등을 고려하다보면 위기해소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게 돼 결과적으로 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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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우려 ‘24시간 이내 화장’… 임종도 못 하는 유족들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도 못 지켜드렸는데 곧바로 화장됐어요. 격리된 가족들은 아버님의 유골함조차 끌어안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요. 세상에 이런 불효가 또 있겠습니까.”
지난 3일 대전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A씨(83)의 둘째 아들(57)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오열했다. 지난달 9일 만성신부전증으로 대전의 한 병원에 입원했던 A씨는 같은 달 28일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와 접촉했던 부인과 둘째 아들 부부, 셋째 아들 등 5명은 모두 자택과 병원에 격리됐다. A씨는 가족들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홀로 작은 병실에서 투병하다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폐렴으로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던 부인(80)만이 사망 직전 달려와 유리벽 너머로 남편의 임종을 지켜봤다. A씨의 시신은 보호장구를 착용한 보건당국 직원들에 의해 곧바로 더플백에 이중으로 담겨 밀봉됐다. A씨가 이용했던 침대, 화장실 등 병실 전체가 철저히 소독됐다. 이후 보건당국에선 A씨의 유족들에게 “시신으로 인한 감염 위험이 높아 24시간 이내에 화장을 해야 한다”고 동의를 구했다. 자택에 격리된 유족들은 감염 우려가 있다는 말에 화장을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와 접촉이 없었던 장남(59)만이 외로이 화장장을 지켰다. 900도가 넘는 화로 속에서 시신은 무게 5㎏의 유골함으로 되돌아왔다. A씨의 유족들은 “병문안을 갔을때 ‘이 정도 병은 금방 낫는다. 다들 바쁜 데 뭣하러 여기까지 찾아왔느냐’고 하시던 모습이 선하다”며 “얼른 나을 테니 온 가족이 모여 식사나 하자고 하셨는데 그게 마지막 모습이 됐다”고 말했다. 유족은 13일에야 격리에서 해제된다. A씨가 세상을 떠난 지 10일이 지나서야 장례를 치르게 된다. ‘메르스 장벽’이 고인과 그 가족들을 철저히 갈라놓고 있다. 가족들은 대부분 격리돼 임종은 물론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형편이다. 망자의 한을 달랠 새도 없이 사망자의 시신은 24시간 이내에 화장장으로 향한다.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사망한 지 24시간이 지난 후가 아니면 매장이나 화장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사건·사고 등에 연루된 시신일 가능성이 있고, 증거 인멸 가능성 등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신(감염병으로 사망한 시체 등)’은 예외다. 그 때문에 보건당국에선 메르스에 감염된 사망자의 시신은 24시간 이내에 신속히 화장하는 것을 지침으로 삼고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환자가 사망하더라도 0~20도에서 48시간가량 생존하기 때문에 사망자의 체액 등에 퍼진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 피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메르스대책본부 관계자는 “사망자의 시신 전체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퍼져 있는 상태에서 추가 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화장을 최대한 서두를 수밖에 없다”며 “유족들의 심정을 헤아려 상황을 충분히 설명한 뒤 화장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지 2주 만인 지난 4일 서울의 한 병실에서 사망한 B씨(74)의 임종도 쓸쓸했다. B씨의 가족 대부분이 자택에 격리돼 전화로 사망 소식을 들어야 했다. B씨의 시신은 사망 당일 곧바로 화장됐다. 격리대상에서 제외된 30대 손녀만이 눈물을 훔치며 보건소 직원들과 화장 장면을 지켜봤다. 충북의 첫 메르스 확진 환자로 판정받은 뒤 지난 10일 사망한 C씨(62)의 시신도 당일 서둘러 화장됐다. C씨의 유족들은 격리가 해제되는 21일 이후에나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유족들은 장례를 거부하는 일부 장례식장 때문에 두 번 상처를 받고 있다. 메르스 감염과 이용객들의 동요를 우려한 일부 장례식장에서 핑계를 대며 장례를 거절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면서다. 한 유족은 “마치 중세시대 페스트 환자처럼 취급받는 느낌”이라며 “어렵사리 격리에서 해제된 뒤에도 받아 주는 장례식장을 찾아 헤매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