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이라는 ‘식구(食口)’의 의미가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점심은 물론 아침과 저녁식사도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2013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조사 대상 1세 이상 남녀 7000여 명 가운데 가족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46.1%로,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아침 가족동반식사율은 조사가 처음 시작된 지난 2005년 62.9%에서 2008년 58.6%, 2010년 54.7%, 2012년 51.3%로 줄곧 낮아지다 2013년에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섰다. 저녁 가족동반식사율도 2005년 76.0%, 2008년 68.8%, 2010년 68.0%에 이어 2013년 65.1%로 매해 줄었다. 조사 대상자 3명 중 1명은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에 살수록 가족과 함께 식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3년을 기준으로 동(洞) 지역의 아침·점심·저녁 가족동반식사율은 각각 44.4%, 14.3%, 63.8%로, 읍면 지역의 가족동반식사율 55.1%, 23.5%, 67.1%보다 눈에 띄게 낮았다. 연령대별로는 점심 식사의 경우 보육시설이나 학교에서 낮 시간을 보내는 3∼18세의 가족동반식사율이 한자릿대로 가장 낮았고, 아침이나 저녁 식사는 20대가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20대의 경우 대학 진학이나 직장 등의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경원 질병관리본부 건강영양조사과장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조사하지 않았으나 가족 구성원들의 외부 활동이 과거보다 활발해지고 혼자 사는 가구도 점점 늘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