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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문화축제에 얽힌 김수로왕과 허황옥 이야기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철기문화를 받아들여 융성시켰고, 그 찬란한 문화를 금관가야의 이름으로 주변국에 전파했으며, 중국의 낙랑군, 대방군으로부터 한반도 각지와 왜를 연결하는 중개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고, 한반도 관문 역할을 했던 나라가 어느 날 홀연히 사라졌다. 그 찬란했던 문화 유물은 남아 있는 게 별로 없고, 기록도 변변히 없다. 그 이름은 가야. 김해를 중심으로 융성했던 문화흔적은 사적지로 지정된 국가문화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가야사는 한반도 고대사의 최대 미스터리로 꼽힌다. 미스터리지만 현재로서는 확인하고 검증할 방법이 없다. 이에 김해시에서 가야연맹의 맹주였던 금관가야 500년 정체성 찾기에 분주하다. 이들은 가야를 ‘제4의 제국’으로 부른다. 엄밀히 보면 한반도 고대사는 삼국시대가 아닌 사국(四國)시대다. 500년간이나 존속했던 국가를 역사에서 빼버린다는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해시에서는 1962년부터 잃어버린 가야의 역사를 찾아서 매년 ‘가야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4월11일 개막제를 시작으로 15일까지 4박5일 간 김해시 대성동고분군과 수릉원 일원에서 화려한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의 주제는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영원한 사랑의 길‘이다. 2013년에는 ’이천년 가야의 빛, 평화와 공존의 길을 열다‘란 주제로 뮤지컬을 포함한 성대한 축제를 벌였다.



김수로왕, 가야국의 시조다. 그에 관한 기록이 <세종실록지리지>에 상세하게 나온다. ‘후한의 광무황제 건무 18년(42)에 가락의 수장인 아도간, 여도간, 피도간 등 9인이 백성을 거느리고 계음(禊飮)을 하다가 구지봉을 바라보니 이상한 소리와 기색이 있으므로 가서 본즉 금함이 하늘로부터 내려오는데, 그 속에 황금빛이 나는 해와 같이 둥근 알이 있었다. 9인이 신성하게 여기고 절을 하고 받들어 아도간의 집에 두었다. 이튿날 9인이 모두 모여서 함을 열고 보니 동자가 껍질을 깨고 나왔다. 나이는 열 다섯쯤 되고 용모가 매우 거룩하였다. 무리들은 모두 절하고 하례 하면서 예를 다했다. 십여 일이 지나자 신장이 9척이나 되었다. 이달 보름날에 9인이 드디어 받들고 임금으로 모시니 곧 수로왕이다. 나라 이름을 가락이라 하고 또는 가야라 일컬었다가 뒤에 금관국으로 고쳤다. 그 나라는 동으로 황산강에 이르고, 동북은 가야산에 이르며, 서남은 큰 바다에 다 달았고, 서북은 지리산을 경계로 하였다. 즉위한지 158년 만에 헌제의 건안4년 기묘년(199)에 홍어하였다. 9대 손인 구해왕에 이르러 양나라 무제 중대통 4년 임자년(532)에 전해오는 나라의 보물을 가지고 신라에 투항하였다. 수로왕으로부터 구충(구형)에 이르기까지 나라를 가진 것이 무릇 491년이었다.’




일연 스님이 쓴 <삼국유사> ‘가락국기’ 편에도 비슷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 편에는 김수로왕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신장은 중국 은(殷)나라를 건국한 탕왕(湯王)에, 얼굴은 중국 한나라를 개국한 고조(高祖:유방)에, 눈썹은 성군의 표상인 요(堯) 임금과 닮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 마디로 중국 고대 성군(聖君)을 한 곳에 모아놓은 인물이 김수로왕이라는 얘기다. 행동거지에 대해서도 ‘임시로 궁궐을 지어 살면서 나라를 다스렸는데, 행동거지가 질박하고 검소했다. 지붕의 이엉을 자르지 않고, 흙으로 쌓은 계단은 3척에 불과했다’는 부분도 나온다. 또 ‘나라를 잘 다스리고 집안을 가지런히 했으며, 백성들을 자식처럼 사랑했다. 신하와 백성들에 대한 교화는 엄숙하지 않았으나 위엄이 있었고, 정사(政事)는 엄하지 않았는데도 잘 다스렸다.  사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이 신화는 어디까지 진실인지 알 수 없다. 김수로왕은 15살에 알에서 태어나, 158년 즉위해서 통치했으니 173년을 산 셈이다.


 



고대왕국의 건국신화 중 천강난생설화(天降卵生說話)가 있다. 하늘에서 내려온 알이 깨어 왕이 됐다는 설화다. 탄생→성인→혼인→장례라는 사람의 통과의례도 탄생(수로왕의 등장)→성인(탈해의 도전과 극복)→혼인(허왕후 집단과 결합)→장례(죽음과 수로왕릉)로, 이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수로(首露)란 이름은 알에서 가장 먼저 나왔다고 해서 지었다고 전한다. 역사가들은 수로왕은 기원 전 108년에 한에게 망한 고조선의 유민으로 아마도 바닷길을 통해 김해에 들어온 성숙한 철기문화인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진의 철기를 가지고 당시 청동기문화의 구간사회를 통합하여 기원 후 42년에 가락국을 세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로왕과 혼인한 허황옥(許黃玉․33~189년)은 허왕후 또는 보주태후라고 한다. 원래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로, 48년에 오빠 장유화상 및 수행원들과 배를 타고 가야에 와서 왕후가 됐다. 거등왕을 비롯해 아들 10명을 낳은 것으로 전한다. 허왕후는 죽기 전에 수로왕에게 아들 두 명에게 자신의 성인 허씨 성을 따르게 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수로왕은 이를 승낙해서 현재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의 시조가 김수로왕과 허황옥이다. 모계 성을 따르는 첫 사례라고 김해축제제전위원회 관계자들은 자랑한다.


<삼국유사>에 ‘허왕옥은 서기 33년에 인도에서 태어나 열여섯 나이에 가락국의 수로왕에게 시집오기 위해 머나먼 항해길에 오른다. 20여명의 공주 일행을 태운 배는 붉은 돛에 붉은 깃발을 펄럭이고 있었으며, 배 안에는 인도에서만 난다는 파사석(婆娑石)이 실려 있었다’고 전한다. 파사석은 난파를 방지하기 위해 배 안에 실었던 돌이다. 가야문화축제위원회 허명 위원장과 축제 관계자, 가야문화원 등에서는 “김수로왕과 허왕옥의 만남은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오래된 공식적인 국제결혼”이라고 말한다. 가야문화축제는 가야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문화유산의 얼을 되새기기 위해 1962년 처음으로 개최한 이래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중간에 시군행정구역통합과 분리로 몇 번 단절되기도 했으나 김해시에서 산하 축제제전위원회 주관으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05년과 2006년엔 가락문화제와는 별도로 가야문화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가야세계문화축전’이란 이름으로 2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개최했으나 가락문화제와 통폐합하면서 지금의 ‘가야문화축제’로 거듭나게 됐다. 2013년 가야문화는 세계문화유산 잠재등록목록에 올랐다. 축제는 김수로왕의 기일(忌日)인 음력 3월15일에 맞춰 개최한다. 이 때가 수로왕 춘향대제일이기도 하다. 명실상부 김해를 대표하는 축제다.




행사도 다양하다. 38년 동안 계속돼 온 가야문화축제의 전통성을 지역 예술인들과 문화관계자는 물론,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의 예술단체들이 참여해서 아시아 문화의 교차로였던 금관가야의 위상과 품격을 높여주는 축제로 승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극연출가 이윤택씨가 허황옥 뮤지컬을 매일 공연, 많은 방문객이 찾았다고 축제 관계자가 전했다. 지난해 추정 방문객은 120여만 명선. 개막식전 행사로 ‘수로왕행차’를 봉황대 유적지를 출발해서 대성동고분군 특설무대까지 행진을 한다. 가야의 철기문화를 재현하며, 허황옥은 김해출신 미스코리아가 출현하여 더욱 시민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과 선조들의 혼을 기리는 ‘고유제와 혼불채화’도 주요 볼거리다. 김수로왕의 탄강지인 구지봉에서 조상들에게 축제의 시작을 고하고, 시민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고유제를 지낸다. 구지봉에서 태양열을 이용하여 채화하며, 선조들의 혼이 담긴 혼불을 채화한 뒤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하는 혼불맞이 대동제가 한마당 열린다. 허황옥의 오빠 장유화상의 공덕을 기리는 장유화상추모제도 열린다. 주요 민속행사 프로그램으로는 ‘전국민속소싸움대회’ ‘가야농악경연대회’ ‘민속윷놀이대회’ ‘전통예술공연’ 등이 펼쳐져, 민족 고유의 신명나는 전래놀이 마당을 온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한다.



38회 축제기간 내내 대성동고분군과 해반천 일대에는 ‘가야역사테마유등’과 ‘전통문양 조명’을 화려하게 설치해서 밤낮 구분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문화백일장, 청소년 한마당, 실버세대 댄스경연대회, 전국가야금경연대회 등 풍성한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열릴 예정이다. 신록이 우거지는 빛나는 계절 4월, 이천년 가야의 빛이 서린 김해 가야문화축제에서 ‘제4의 제국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즐길 절호의 기회다. [조선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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