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타주 지역 일간 솔트레이크 트리뷴에 발 패터슨의 사망을 알리는 부고가 실렸다. 암 투병하던 패터슨이 사망 전 직접 쓴 이 글은 표기법 등 가장 기본적인 수정만 거친 채 고스란히 지면에 실렸다. 그는 삶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글에서 아내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고, 박사 학위가 가짜라는 사실도 마지막 순간을 빌어 담담하게 그려냈다. 글을 본 가족과 지인은 물론 독자들까지 그를 진심으로 추모했다. 이력서처럼 성명과 사망 원인ㆍ일시 등을 짤막하게 알리는 삭막한 부고 대신 자신이 부고를 직접 작성하는 사람들이 미국에서 크게 늘고 있다고 abc뉴스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부고에 본인의 사망 소식은 물론 장례식에 참석할 지인들에게 들려줄 메시지 등이 포함되는 만큼 자신의 마지막 이미지를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부고 전문기자로 일하는 바버라 브라이언은 "막상 부고기사를 쓸 때면 가족이 고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 "장례를 치르려면 유가족들은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빠듯해져 부고에 공을 들이기 어려워 내용이 빈약해지기 쉽다"고 말했다. abc방송은 평범한 개인사를 좀 더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자신이 꼭 하고 싶은 말을 남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비용이 절감된다는 점에서 부고를 직접 챙기는 경우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사망 전 개성 있는 부고기사를 남기기 위해 글쓰기 수업을 듣거나 전문가를 고용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부고 전문기자로 활동하는 라켄 브래들리는 "7년간 부고쓰기 강의를 해왔다"며 "시간당 125달러(14만원)를 받는데, 사람들은 대개 강의료를 생애 마지막 비용의 일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