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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 원류와 완결자의 만남

▶공자 79대·맹자 76대 종손 도산서원 창건 438년만에 함께 퇴계에 禮를 올리다
▶영남 유림의 본산이자 퇴계학의 순례지… 공자 종손 "선비 머물 훌륭한 곳"
▶"공자께서 말씀하셨지요.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그 심정 그대로 담아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흰 도포에 검정 갓을 쓴 유성종 도산서원 원장의 인사말이 전교당(典敎堂)에 울렸다. 7일 안동 도산서원은 멀리서 온 진객(珍客)들을 맞아 일찍부터 북적댔다. "저희는 450년 공맹(孔孟)의 도를 섬겨 왔고, 오늘도 전례대로 향사를 올립니다. 비록 관습에 차이가 있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공자의 79세 종손 쿵추이창(孔垂長·37·사업) 부부와 맹자의 76세 종손 멍링지(孟令繼·34·IT 전문가) 등 16명의 방문단은 안동시와 유림 단체인 박약회 초청으로 대만에서 이곳까지 퇴계를 모신 서원의 춘계향사(春季享祀·봄제사)에 맞춰 온 길이었다.

공맹 후손이 함께 방문한 것은 서원 창건 이래 처음이다. 퇴계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1574년(선조 7년)에 지어진 서원은 영남 유림의 본산이자 퇴계학의 순례지다.

봄·가을 반복되는 제사지만 이날은 각별했다. 위패가 있는 상덕사(尙德祠) 앞뜰. 유림들이 도열한 가운데 유 원장의 초헌(첫 술잔을 올림)에 이어 청색 관복을 차려입은 맹자 종손이 아헌(두 번째 잔을 올림)을 했다. 원래 공자 종손이 초헌을 맡기로 했다. 하지만 뒤늦게 공자 문중에서 "최근에 임명된 지금의 종손이 아직 중국의 공자 묘소도 알묘하지 못한 터라 퇴계 향사의 초헌관으로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한다. 대신 부부는 별도로 퇴계의 신위 앞에서 허리 굽혀 예를 표했다.

유 원장은 퇴계 친필 복사본 표구를 선물했다. "천덕절사 성도관일(天德絶四 聖道貫一)" "확충양호(擴充養浩)". 퇴계가 제자인 학봉(鶴峯) 김성일에게 준 "병명(屛銘·병풍으로 만들어 명심하게 한 글)"의 구절들. "하늘이 내린 덕을 보존하고, 네 가지 잘못된 아집과 단절하는 것으로 성인의 길은 일관됐다" "선한 본성을 키우고 호연지기를 기른다"는 뜻으로 각각 공자와 맹자를 지칭한다.

 
- 7일 오전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서 춘계향사를 마친 참석자들이 전교당 마루에 둘러앉아 도산서원 관계자가 낭송하는‘예안 향약’을 듣고 있다. 맨 왼쪽이 맹자의 76세 종손인 멍링지, 가운데 양복 입은 사람이 공자의 79세 종손인 쿵추이창씨다.[조선일보]
공자 종손은 "어릴 때부터 퇴계 선생과 도산서원에 대해 많이 들어왔다"며 "도산서원에 직접 와보니 감격스럽다. (공자께서) 지자요수 인자요산(智者樂水 仁者樂山)이라 했는데 이곳에 물도 있고 산도 있어 정말 선비가 공부하는 훌륭한 곳임을 알겠다"고 했다.

2500년 전 유학 원류 공자와 450년 전 "완결자" 퇴계의 후손들 간 인연은 30여년째 이어지고 있다. 1980년 공자 77세손 쿵더청(孔德成) 박사가 도산서원 원장으로 추대되면서 서원을 방문한 것이 계기였다. 당시 쿵더청 박사는 "추로지향(鄒魯之鄕)"이라는 휘호를 남겼다. 공맹의 고향같이 유학이 성한 곳이라는 뜻. 공자 종손은 1949년 중국 공산화 때 대만으로 건너갔지만 공자 묘와 사당은 중국 산둥성 취푸(曲阜)시에 남아 있다.

향사에 앞서 "성학십도(聖學十圖) 복간 기념 인출(印出) 행사"도 있었다. "성학십도"란 68세 퇴계가 17세 선조의 관직 제의를 고사하고 낙향하면서 성군의 수칙을 10개 도설로 만들어 준 것. 지금 전해오는 성학십도 탁본은 퇴계가 왕에게 올린 해 조정에서 판각, 탁본한 것. 이를 토대로 퇴계 후손 정환씨가 새롭게 판각, 이날 처음으로 찍어서 선물했다.

방문단은 퇴계 묘소 참배와 퇴계 종택 방문에 이어 8일에는 "불천위(不遷位)"를 둔 22개 종가 종손들을 만난다. 불천위는 나라에 큰 공을 세웠거나 학문이 높은 조상의 신위를 사당에 영구히 모신 것. 중국에는 없다. 퇴계 16세 종손 이근필(81)옹은 "동양 오성(五聖)인 공자와 맹자의 종손이 찾아온 것은 공맹사상의 정수가 주자를 거쳐 퇴계 선생으로 전해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이들은 향사례에 참석한 후 한국국학진흥원과 퇴계종택을 방문해 퇴계 종손과 담소를 나눈 후 퇴계 묘소를 참배할 예정이다. 또 공자 종손은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에서 안동대 한문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자사상 등에 대해 특강할 계획이다. 8일 안동시청에서 안동불천위 종가 종손 40명과 유림대표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한다. 간담회에 참석한 공자, 맹자 두 가문의 종손은 안동 방문기념 휘호를 쓸 계획이며 이후 학봉종택과 하회마을 등 유교문화탐방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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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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