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 중대동 "중대 공원". 여느 공원과 마찬가지로 푸른 잔디와 산책로, 자전거 길, 넓은 광장 등이 깔끔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이곳은 사실 2년 전까지만 해도 1,801기의 매장묘가 빼곡히 자리잡고 있었던 공동묘지였다. 1957년 조성된 이후 2007년 만장 상태가 돼 명절 외에는 아무도 접근을 꺼리는 지역의 흉물이었다. 광주시는 이곳에 2008년부터 76억원을 투입해 전체 면적 6만690㎡ 중 3,084㎡를 자연장으로, 나머지 5만7,600여㎡를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시민 휴식공원으로 조성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자연장 승인을 받아 공동묘지를 공원으로 개발하기 2년여. 드디어 16일 공동묘지 부지에 조성된 자연장 공원으로 재탄생했다. 자연장은 화장한 골분을 흙과 섞어 묻거나 전분 등 생화학적 분해가 가능한 용기를 사용해 묻는 장사법이다. 기존 매장보다 경제적이며, 분묘보다 10배 이상 공간 활용도가 높아 친환경 선진 장묘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 동안 자연장지를 조성한 지방자치단체는 많았지만 기존 공동묘지를 개장해 자연장지로 조성한 것은 광주시가 처음이다. 현재 중대공원 자연장지에는 기존 묘지에 매장돼 있던 매장묘 1,801기를 전부 개장하고도 여전히 400기의 여유 공간이 남아 있는 상태다. 시는 자연장 추이를 살펴 자연장 선호도가 높아질 경우 자연장지 면적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공원 지목(토지목적)이 "묘지"로 설정돼 있는 만큼 확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원 분위기를 더욱 아늑하게 만드는 공원 내 베이커리 카페 "씨밀레"가 눈에 띄었다. 씨밀레는 "영원한 친구"라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이곳에서는 제과ㆍ제빵 기술을 익힌 광주 지역 노인 8명이 일하고 있다. 빵과 과자 만들기, 커피 제조, 그리고 서비스를 노인들이 한다는 것 외에는 여느 카페와 전혀 다를 게 없었다. 조억동 광주시장은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의 일환으로 공원 관리인 15명과 베이커리 담당자 8명 등 모두 23명 전원을 광주 지역 노인들로 고용해 예산 절감과 노인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말했다. 광주 중대공원 자연장지에는 광주시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시민이면 누구나 30년간 유골을 안치(30만원)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