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광적본당(주임 최석진 신부)이 한국교회에서는 최초로 수목장을 마련해 화제를 낳고 있다. 광적본당은 10월 8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광석리 335-5 현지에서 의정부교구 4지구장 이성만 신부 주례로 가족수목장 축복식을 가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몇몇 저명인사들이 개별적으로 수목장을 치른 적은 있지만 광적본당처럼 집단적으로 수목장을 설치해 장묘문화의 대안으로 제시하기는 처음이다. 이날 처음 선보인 가족수목장은 광적본당 성당 뒤편 부지 106평에 61주(株)의 천연생주목을 심어 조성됐다. 한 주당 1평 남짓한 크기로 설치된 가족수목장은 나무뿌리가 얽히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와 가뭄과 화재 등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을 설치해 눈길을 끈다. 광적본당은 수목장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수목장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전신자 대상 여론조사를 벌이는가 하면 다른 나라의 운영 사례를 수집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가족이 함께 의논해 수목장을 분양받았다는 이광옥(루피나.54)씨는 “나무가 있는 가까운 곳에 우리 가족이 있다는 생각에 더 자주 성당을 찾게 될 것 같다”며 “수목장을 계기로 장례문화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자리잡아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성만 신부는 이날 축복식에서 “한국교회에서는 처음으로 수목장이 조성됨으로써 가톨릭교회가 자연친화적인 새로운 장묘문화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곳에 가족수목장이 있어 자연스러운 신앙 교육과 기도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구증가에 따른 묘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수목장은 스위스가 1999년 1월 가장 먼저 도입한 이래 독일 영국 뉴질랜드 일본 등의 나라에서 국토와 사회.문화 환경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