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상궁묘비가 발견됐다. 노원구(구청장 이노근)는 최근 학술용역을 통해 내시묘로 유명한 초안산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상궁 묘비를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구가 서울여대에 의뢰해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조선시대 서울지역 내시ㆍ궁녀묘역 원형연구’를 실시한 결과 노원구 월계로 맞은편 산자락에 위치한 ‘상궁 박씨’묘비가 선조 32년(1599년)에 세워져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상궁 묘비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상궁 개성박씨’ 묘비는 비문이 남아있는 국내 궁녀 묘비 3기 중 하나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궁박씨 묘비는 높이 111㎝, 폭 42㎝, 두께 16㎝로 비신 앞면에 해서체로 ‘상궁박씨지묘(尙宮朴氏之墓)’가, 뒷면에는 ‘만력이십칠년기해오월일립(萬曆二十七年己亥 五月 日立)’이라 각각 새겨져 있다. 서울여대 이원명 교수는 “이 비(碑)의 조성연대는 만력 27년 선조 32년(1599년)으로, 현존하는 8기의 궁녀 묘비 중 가장 오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초안산 아파트 뒤에 위치한 상궁 개성박씨 묘비를 조사한 결과 박상궁 묘비가 현재 은평구 진관동 이말산의 상궁옥구임씨 묘표, 경기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상궁안동김씨 묘표와 함께 비문이 남아있는 단 3기의 궁녀 묘비로 밝혀졌다. 비신 앞면에 ‘조선국상궁개성박씨묘(朝鮮國尙宮開城朴氏墓)’라는 글씨가 있고 뒷면과 오른쪽 측면에는 그의 생애를 138자로 묘사했다. 비문에는 “박상궁이 성품이 단정하고 지혜로웠으며, 충심으로 윗전을 받들었고, 사랑으로써 아랫사람을 대했다“며 “누대에 걸친 선영에 비석을 세우니, 종족과 향당에서 칭찬을 받았다”고 적혀있다.
비의 형태는 조선 후기 양식의 특징을 보여주는 원수형(圓首形) 2면비(二面碑)로 부러진 비신의 총고는 124.3㎝, 높이 98㎝, 폭 48㎝, 두께12㎝이고 머릿돌은 높이 26.3㎝, 폭 47.5㎝이다. 이노근 노원구청은 “두 묘비가 조선후기 궁녀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일뿐 아니라 문화재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고 판단돼 서울시에 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며 “독보적 문화자산을 보존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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