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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비정상 가족들이 쓰는 “유언장”

 
- ▲ “비정상가족들의 비범한 미래기획인 찬란한 유언장”
▶동성커플도 상속을! ‘유언장 쓰기’
2004년 어느 날, 파트너와 레즈비언 커플 이야기를 다룬 외국영화를 보게 되었다. 일생을 파트너와 살아온 노인여성이 어느 날 뜻하지 않은 반려자의 죽음을 맞았다. 그로 인한 상실감에 통곡할 틈도 없이, 세상을 떠난 반려자의 법적 상속인인 조카 앞으로 재산이 전부 남겨지고 다른 한쪽은 노인시설로 간다는 내용이었다.

집의 명의가 사망한 반려자의 이름으로 되어있지만, 애써 조카에게 “이 집은 죽은 고모와 내가 평생을 함께하며 준비한 집이란다” 라고 말해도 법적인 근거가 없었다. 이 두 사람이 이성커플처럼 혼인신고만 할 수 있었더라면, 함께 만들었던 모든 것을 눈뜨고 생전 처음 보는 반려자의 조카에게 빼앗길 리 없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파트너와 나는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공증을 결심했다. 바로 다음날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두 사람과 변호사사무실을 찾았다. 이 둘은 증인으로 함께했고, 우린 처음으로 공정증서를 만들었다.

그 후 집이 한 채 생겨 우린 다시 공증을 하려고 했는데, 2004년과는 법이 바뀌어 서류가 복잡해지고 합동법률사무소에서만 공증이 취급돼 여간 복잡한 게 아니었다. 파트너와 여기저기 자문하고 인터넷을 뒤진 결과, 유언의 하나로 “자필유언장”이란 것을 알게 돼 유언장을 쓰게 되었다. 자필유언은 전문이 자필이어야 한다.

▶비정상가족들의 미래기획 “유언장”

지난 19일 토요일, 마포에 위치한 민중의 집에서 반가운 행사가 열렸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와 한국레즈비언상담소, 연분홍치마, 진보신당, 한국성소수자문화인권센터,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등 6개 단체가 “비정상가족들의 비범한 미래기획인 찬란한 유언장”이란 행사를 주최한 것이다.

공감의 장서연 변호사는 유언장의 의미와 효과, 유언장 작성방법 등을 쉽게 설명해주었고, 참가자들이 직접 유언장을 써서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민법이 인정하는 유언방식은 1.자필증서 2.녹음 3.공정증서 4.비밀증서 5.구수(口授)증서에 의한 유언이 있는데, 5가지 방식 중 유일하게 증인이 필요 없는 것은 자필증서이다.

약 40여명의 행사 참여자들 중엔 상당 수가 ‘이반’(동성애자)이었지만, 이성애자 여성이 자녀를 데리고 온 경우도 있었다. 그녀는 안타까운 개인사연을 공개했고, 자필유언으로 아들 OOO에게 금융자산 전체를 유증한다는 내용을 써서 발표하기도 하였다.

▶유언장, 공증에 대한 인식 확산되어야
사실 파트너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후 공증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커플은 의외로 적다. 죽음을 너무 멀리 보는 탓도 있다. 내일 일을 어찌 안단 말인가? 가족으로 살면서도 가족임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유언장이나 공증은 중요한 의미를 갖기에,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 그 동안 파트너와 함께 살아오면서 법적으로 권리행사 할 수 있도록 해둔 몇 가지 예이다.

1. 공정증서 (집)
2. 자필유언장 (포괄적재산유언)
3. 사회보험, 연금보험 등 상속인 지정 건 등

이날 내가 속한 이반모임의 회원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파트너관계의 경우, 유언한 사람이 먼저 죽게 되면 남은 사람에게 재산이 가고, 남은 자가 죽게 되면 법적 상속인 가족한테로 가나요?” 그 회원은 커플이 모두 사망했을 경우, 전 재산을 이반인권단체에 기부한다고 했다.

단체에 기부를 하는 이유는, 동성애자 커플이 엄연한 가족구성원으로서 사회에서 권리행사를 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몇몇 나라에 부러움을 갖기보다는, 우리도 이 사회에서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입법화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부문화가 또 하나의 ‘이반문화’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가족으로서의 ‘권리’ 찾기

‘가족’이라고 말할 때 누구를 떠올리는가. “오랜 세월을 옆에서 힘들 때나 아플 때나 어려울 때 함께하고 보살펴준” 사람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레즈비언 가족으로 어떻게 가족구성을 해서 살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것이 고민에 그치기보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실현할 때, 주변사람들도 힘을 모을 것이고 ‘가족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의 요건은 다음과 같다.

1. 유언자가 전문을 자서할 것
2. 연월일을 자서할 것 (년월일은 매우 중요한 요건이고, 유언의 성립 시기는 유언능력의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시가 될 뿐만 아니라 내용이, 서로 저촉되는 여러 개 유언증서가 있는 경우에 그 효력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연월일이 없는 것은 무효다.)
3. 주소를 자서할 것 (주소는 유언자의 생활의 근거가 되는 곳이며, 반드시 주민등록법에 의하여 등록된 곳일 필요는 없다. 주소는 유언증서를 담은 봉투에 기재해도 무방하다.)
4. 성명을 자서할 것 (성명의 자서 대신에 자서를 도장 같은 것으로 날인하는 건 안 된다.)
5. 날인할 것 (날인은 반드시 인장으로 할 필요가 없고 무인도 상관없다.) [출처 :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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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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