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못한 낯선 세계 연기 아닌 진짜 처럼 ▶올 여름 영화 "해운대"로 "1000만 배우"의 영예로운 타이틀을 얻은 배우 하지원(31)이 삶과 죽음 사이에 피어난 애절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해운대"의 성공에 기뻐할 틈도 없이 "내 사랑 내 곁에"로 올 가을 객석을 눈물로 젖게 할 하지원은 이번 영화에 대한 소감을 "전혀 경험하지 못한 낯선 세계"라고 표현했다. 하지원은 이 영화에서 루게릭병에 걸린 법학도 종우(김명민)와 애절한 로맨스에 빠지는 장례지도사의 지수를 연기했다. "장례도우미나 루게릭병이 흔치는 않잖아요. 처음엔 "병원24시" 같은 다큐멘터리 기분이 났어요. 하지만 막상 연기를 시작하면서 설정 없이 직접 부딪히고 싶더라고요. 나중엔 연기자는 없고 종우라는 진짜 환자와 지수라는 진짜 연인만 남았죠. 이런 경험은 생전 처음이었어요." |
영화 속에서 지수는 중병에 걸렸음에도 덜컥 프러포즈를 하는 종우에게 앞날을 허락하는 독특한 캐릭터다. 끝이 보이는 슬픈 로맨스를 선택한 지수의 심리를 묻자 하지원은 의외로 간단하게 해답을 찾아줬다. "원래 아픈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더 밝아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이 드는 건 아픈 사람을 동정해서가 아닌, 정말 사랑해서이기 때문이죠. 영화 속에서 지수가 종우에게 핑클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에서 100% 확신했어요. 제 이야기도 아니고 연기일 뿐인데 스스로 노래도 찾고 춤도 연습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신기하죠?" 이 영화가 김명민의 20kg 감량만큼이나 화제를 낳은 것은 하지원의 장례지도사 연기다. 망자를 편안하게 모시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좀처럼 경험할 수 없는 이 직업을 보다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그는 실제 장례지도사를 찾았다. "전에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서 젊은 여성 장례지도사에게 모든 과정을 배웠죠. 마네킹을 갖고 실습을 했고, 제 몸을 묶어 보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무서울 것만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안 그랬어요. 순서만 다를 뿐,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담담한 생각도 들었죠." 하지원은 "해운대"의 불법유출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한국영화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커져 너무 기쁘면서도 문화콘텐츠를 지키고 가꾸는 마인드가 다소 부족하다며 아쉬워했다. "얼마 전 "굿 다운로더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우리 것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어요. 우리 영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만큼 스스로 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 우리의 의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가슴이 따뜻한 배우"가 꿈인 하지원은 실제 성격도 무척 밝고 인간적이다. 지금까지 달려온 연기 인생을 들여다보면 무척 욕심이 많을 듯해도 실생활에서 하지원은 작은 것에 기뻐하고 감사할 줄 아는 배우다. 그런 그의 소박하고 털털한 성격이 지금의 영광을 낳은 것일지도 모른다. "일상에서 찾는 소소한 행복이 너무 좋아요. 목이 타들어가는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음료수 한 잔을 벌컥벌컥 마시면 그 상황에서 그보다 행복할 게 없잖아요. 더 큰 것을 찾아 모험을 하는 건 좋지만 무리한 것을 좇아 더 큰 실망을 안는 어리석음은 버리려고 해요."(웃음) [출처 : F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