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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가정 전통의례 정리한 민속학 보고서 펴내

 
- ◇충남 논산 김장생 종택의 성묘 모습.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최근 펴낸 ‘한국인의 일생의례’(충남·전북, 2권)는 1973년 가정의례준칙 시행 이전 1930∼60년대 일반 가정에서 보편적으로 치르고 겪은 여러 일생의례의 절차와 의미를 정리한 민속학 보고서다. 일생의례는 출산 의례와 결혼식, 회갑연, 상례, 제례처럼 한 사람의 출생부터 죽음, 죽음 뒤 추모행사까지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과 그 과정에 동원되는 다양한 의례를 말한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문헌조사는 물론 70∼80세 충남·전북 지역 거주민을 심층면접하는 등 현지조사해 각 시군별로 정리했다.

책에 따르면 혼례는 지역을 막론하고 1970년대 직전까지는 신부 집에서 치르는 게 일반적이었다. 신랑이 함진애비 등과 함께 처갓집을 찾아가 혼례와 첫날밤을 치르고 다음날 신부를 본가로 데려왔다. ‘신방 엿보기’ 역시 전국 어디서나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었는데 그 이유는 “사람이 쳐다보지 않으면 쥐나 귀신이라도 쳐다보기 때문”, “신랑 혹은 신부가 배우자를 잘못 다루거나 해할까봐 걱정이 돼서” 등 지역별로 제각각이었다.

첫 아들을 낳고 심성이 수더분한 신랑 동네의 젊은 함진애비가 짊어지고 간 함에는 예물과 함께 혼서지(婚書紙)가 들어있었다. 혼서지는 혼인의 증명서 역할은 물론 무덤에도 넣어 이들 부부가 사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폐백은 혼례를 마친 뒤 시댁에 가서 처음 시부모를 뵌 신부가 예를 올린 데서 기원했는데 양가 부모가 함께하는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요즘 시댁 부모, 친척은 물론 친정 가족들에까지 예를 올리는 것으로 확대됐다.

반드시 대를 이어야 한다는 강박과 일천한 의료 지식은 태몽, 임신, 출산에 대한 많은 속신을 낳았다. 태몽에서 용, 호랑이, 소같은 동물이나 오이, 가지처럼 꼭지 달린 채소가 등장하면 아들이고 애호박처럼 색이 푸르고 꼭지가 없거나 꽃같은 예쁜 것들이 등장하면 딸이라 믿었다. 또한 아이가 태어난 뒤에는 약 21일간 대문에 금줄을 둘러 잡귀와 병을 가진 이의 출입을 막았다. 예전엔 백일잔치를 거의 하지 않았고 돌 잔치상에는 반드시 수수팥떡과 백설기를 올렸다. 대전시와 충남 서산 주민들의 경우 백설기는 아이의 장수를, 수수팥떡은 아이가 넘어지지 않거나 아이의 살을 풀기 위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 ◇전북 군산 윤길순씨 친정어머니 회갑잔치(1977).
육십갑자(六十甲子)가 한 바퀴를 돌아 출생한 간지 해가 되는 회갑의 경우 “우주가 정해준 인간의 수명을 다 살았다는 관념”에서 ‘산 제사’로 여겨 절을 한 번이 아니라 재배를 했다. 사람이 죽을 때는 임종과 초혼, 사자상, 수족거두기, 호상과 부고, 염습, 성복 등의 절차를 밟은 뒤 문상객을 받았다. 상주가 문상객에게 건네는 “아이고”라는 곡은 사실 ‘애이고’(哀而孤)에서 나온 말로 어머니의 경우 “슬프다”, 아버지의 경우 “외롭다”는 의미라고 한다. 상가 음식은 지역마다 달랐다. 충남에선 팥죽이 일반적이었고 전북 지역에선 팥죽과 닭죽 등이 나왔다. 충남 부여의 경우 개장국(보신탕)을 내놓기도 했다. 당진의 한 주민은 팥죽을 내놓는 이유에 대해 “붉은 색이라 잡신들이 상가에 얼씬도 말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는데 요즘의 보편적인 상가 음식인 육개장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전북 지역 조사팀을 이끈 송화섭 전주대 교수는 조상숭배와 계세의식을 한국인 일생의례의 주요 특징으로 꼽았다. 송 교수는 “제례 등 사람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사후까지 인간과 그 영혼을 돌보고 관리하는 것은 한국인의 독특한 일생의례관”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연구소는 전국을 대상으로 2010년까지 조사를 하고 첫 2권을 포함해 모두 9권의 지역별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보고서 내용은 전국 국공립 도서관과 홈페이지(www.nrich.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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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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