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한국은 석굴암ㆍ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이상 1995), 창덕궁, 수원 화성(1997),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ㆍ화순ㆍ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 그리고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2007)에 이어 통산 9번째 세계유산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이번 조선왕릉을 포함한 한국의 세계유산 9건 중 인류의 자취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은 8건이며, 자연유산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이다. |
앞서 WHC 자문기구로 심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WHC에 제출한 "조선왕릉에 대한 평가결과 보고서"에서 "등재권고" 판정을 내림으로써 이변이 없는 한, 조선왕릉의 등재가 확실시됐다. 이 보고서에서 ICOMOS는 조선왕릉이 유교문화의 영향 아래 중요한 장례전통과 풍수사상을 간직하고, 그 건축과 경관은 동아시아 무덤 건축 발전의 중요한 단계를 보여주며 나아가 그곳에서 현재도 왕릉 제례가 열리고 있다고 "등재 권고"의 이유를 밝혔다. |
▶동구릉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려는 경기도 구리시의 노력이 조선왕릉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쾌거로 이어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27일 한국이 신청한 조선왕릉(Royal Tombs of the Joseon Dynasty) 40기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구리시가 동구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 지 6년 만이다. 동구릉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한 현릉, 목릉, 휘릉, 숭릉, 혜릉, 원릉, 수릉, 경릉 등 조선왕릉 9기에 왕과 왕비 17위가 모여 있는 등 찾아보기 어려운 유적이다. 이 때문에 시(市)는 2003년 동구릉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는 등 가치를 높여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기로 했으며 어가 행렬을 재현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이듬해에는 시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문화재청과 등재 절차 등 세부사항을 협의했다. 실무를 담당한 홍호섭 시 자원행정팀장(당시 문화팀장)은 "구리지역에 마땅한 관광명소가 없어 동구릉의 관광자원화를 추진했다"며 "문화재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등재 범위를 국내 조선왕릉 전체로 확대해 국가적으로 추진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기억했다. 문화재청은 2004년 학계와 조선왕릉이 있는 자치단체 담당자 등으로 확대된 새로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이때부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추진됐다. 이와 함께 시는 2006년 11월 정옥자 국사편찬위원장 중심으로 한 "동구릉 학술제"를 처음으로 열어 조선왕릉을 정치.예술.환경적인 측면에서 재조명하는 등 힘을 보태기도 했다. 결국, 동구릉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한 한 자치단체의 노력이 조선왕릉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탄생시킨 셈이다. 시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동구릉 일대를 지식경제부가 지정하는 조선왕조 역사교육특구로 조성할 계획이며 이번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청신호가 켜졌다. 이를 위해 시는 동구릉 주변 개발제한구역 15만6천㎡의 관리계획을 변경해 2013년까지 972억원을 들여 조선왕조 역사공원을 건립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안은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해 국토해양부 심의를 기다리는 상태다. 박영순 구리시장은 "동구릉에는 조선왕조를 탄생시킨 이성계의 건원릉 있고 가까운 곳에 마지막 왕인 순종의 유릉이 있다"며 "동구릉 일대를 단순히 소풍 장소가 아닌 500년 조선왕조의 숨결을 느끼고 흥망성쇠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교육 현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