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종합뉴스

[매일춘추] 수목장

언젠가부터 추석 명절은 두 번 쇠는 격이 되었다.
추석을 20여일 앞둔 요즘, 주말이면 외곽도로는 벌초하러 나서는 차량행렬로 추석 귀향길 못지않은 교통체증을 빚는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추석날 성묘가 힘든 가족과 친지까지 모두 고향 선산(先山) 아래 모여 예초기를 지고 낫을 들고 산에 오르니 제사만 모시지 않을 뿐 명절이나 진배없다.

지난 여름 처가에서 큰일이 생기고 말았다. 지병이 있던 장인이 창졸간에 돌아가신 것이다. 2년 여 전에 장모님이 돌아가시고, 합병증이 있어 적잖이 고생을 했지만 그렇게 쉽게 떠나실 줄은 몰랐던 터라 임종도 하지 못했다. 워낙 서둘러 떠나시는 바람에 손윗동서와 큰처형 그리고 우연히 들렀던 친구 분만이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키게 되었다고 한다.

장례 문제를 두고, 장모님이 계신 선산으로 모실 것인지, 평소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화장을 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우왕좌왕 하는 차에 당신께서 돌아가시기 몇 달 전에 쓴 편지가 발견되었다.

‘나 죽거든 화장해다오. 묻으려면 땅도 필요하거니와 결국 썩으면 자연으로 갈 것인데 굳이 봉분을 할 필요가 없다’고 적었다. 그리고 유골은 수목장(樹木葬)으로 해달라고 적고 자리까지 상세히 기술해 놓았다.

아들에게 당신의 마음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알려주신 대로 수목장을 했다. 애당초는 나무를 심기로 했으나 8월의 뙤약볕 아래, 높은 산 8부 능선에 살아남을 나무가 없을 것 같아 튼튼히 뿌리박고 있는 나무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장모님 산소 뒤쪽에 있는 소나무 중에 좋은 나무를 골라 밑둥치를 돌아가며 골을 파고 잘 모셔드렸다. 모두의 애통함 속에 완전히 자연으로 회귀하신 것이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 야산 언저리는 예외 없이 산소들로 빼곡히 들어차있다. 부스럼 자국 같이 해진 산자락은 아늑한 ‘영면(永眠)의 자리’로 여겨지기보다 흉물스럽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다닥다닥 붙은 묘소는 조금만 더 있으면 ‘누울 자리’도 없을 것 같아 보인다.

지난 3월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78%가 화장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4년 33%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또 화장한 유골에 대한 장례방법을 물어본 결과, 납골장(納骨葬)이 53%, 산골장(散骨葬)이 28%, 수목장이 18%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치단체가 2000년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가족납골묘는 크기나 형태 등에 대한 규정 없이 진행되었고, 분묘 내부 벌레가 들끓는 등의 기술적 문제로 전면 중단되고 말았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을 듯 한 데, ‘나도 먼 훗날을 위해서 멋진 소나무라도 한 그루 키워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언뜻 스친다.

- 서중교 에스제통의원 원장

[매일신문] 제공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