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뼈 수출은 200년이 넘은 아주 오래된 산업이었다. 선진국의 의과대학과 병원이 주고객이었다. 심지어 식민지 시절엔 영국 의사들이 도둑까지 고용해 공동묘지에서 시신을 훔쳐내기도 했을 정도로 번창했다. 1980년 초만 해도 뼈 수출의 중심지였던 콜카타에서는 도굴되는 묘가 너무 많아 주민들도 죽은 뒤 자신의 시신이 파헤쳐질까봐 걱정을 했을 정도였다고. 그러다 충격적인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수출할 뼈를 확보하지 못한 일부 업자들이 살아 있는 사람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도 정부는 더 이상 이 위험한 산업을 방치할 수 없었다. 1986년 뼈 수출은 법으로 금지되었다. 대규모 뼈공장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그런데 2001년부터 콜카타 보건당국에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신 보관소와 공동묘지 사이에 위치한 한 공장에서 시신 썩는 악취가 나는가 하면 지붕에 하얀 뼈를 널어 말리는 모습이 눈에 자주 띈다고 공장 인근 주민들이 잇따라 신고한 것. 보건 당국이 증거를 찾기 위해 공장을 급습했다. 과연 세 트럭 분량의 사람 뼈가 나왔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 그리고 싱가포르로 수출하기 위한 서류까지 발견됐다. 명백한 물증과 함께 공장 주인은 경찰에 고발됐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는 며칠 만에 풀려났다. 그리고 지난 5월 이 공장은 또 다시 뼈 밀수를 하려다 발각됐다. 경찰은 뼈 7만 달러어치(100명 분에 해당)를 숨겨둔 장소를 찾아냈다. 업자는 시신 부위별 값을 소개한 카탈로그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이 증거물이 재판까지 갈 지는 이번에도 불투명하다. 현지 경찰이 뼈 밀수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 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뼈를 수입하는 것이 합법인데다 뼈의 주인은 이미 죽었고, 단속이 암시장만 더 키울 것이 뻔한데…" 콜카타 경찰 간부의 "말씀"이다. 인간의 존엄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누려야 할 권리이다. 의학용으로 시신을 기부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이런 몹쓸 산업이 아직 형편이 어려운 나라에 남아 있나 보다. 백번 양보해 생각해 봐도 마음이 착잡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