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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장례문화

형님, 편안히 가십시오.

●‘큰 형님’가는 길에…대만‘어깨’다 모였네
●최대 조직 죽련방 代父 장례식에 조폭 1만명 집결
●11세 주먹세계→27세 총두목→무기징역 ‘파란만장’
●지난 8일 오전 대만 타이베이(臺北)시 따즈(大直)의 한 장례식장. 까만 양복에 하얀 와이셔츠, 까만 넥타이를 맨 남자 수천 명이 운집했다. 장례식장 주변에는 약 1000명의 정복 경찰과 수백 명의 사복형사들이 배치됐다. 장례식 2시간 전인 오전 6시부터 현장에 투입된 경찰은 카메라로 장례식 전 과정을 촬영, 통신위성으로 경찰청 본청으로 화면을 보내 형사국장이 사무실에서 TV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대만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이날 장례식은 대만 최대 폭력조직 죽련방(竹聯?)의 정신적 지주 천치리(陳啓禮)의 장례식이었다. 대만 연합보(聯合報)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3시간 반 동안 진행된 장례식에는 40개 지방 폭력조직원 1만명이 운집했다. 또 집권여당인 민진당(民進黨)은 물론 야당인 국민당(國民黨) 친민당(親民黨) 대련당(臺聯黨) 신당(新黨) 등 모든 정파 인사들도 참석했다.

천치리가 어떤 인물이기에 대만이 들썩거렸을까.

천치리는 대만 내 3대 폭력조직(중국에서는 ‘黑社會組織’이라함) 가운데 최대 조직인 죽련방의 초대 방주(?主·우두머리)였다. 나머지 2대 조직은 사해방(四海?)과 천도맹(天道盟)이다. 죽련방의 주요 구성원은 1만5000명이며, 말단조직원까지 포함하면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죽련방이 출현한 것은 1953년경. 국공(國共)내전에서 패한 국민당 군이 1949년 대만으로 피신한 뒤 타이베이 시내 중화(中和) 영화(永和) 일대에 주둔하자, 주변에 군속 거주지인 ?춘(眷村)이 생겼다. 국민당 군인 자녀는 학교에서나 거리에서 대만 토박이들에게 얻어맞기 일쑤였다. 대륙에서 건너온 이들 외성인(外省人) 중학생들이 1953년 만든 ‘자위조직’이 바로 죽련방의 전신인 중화방(中和?)이다. 이에 맞서 1955년경 대만 토박이 부유층 청년들이 만든 조직이 사해방이다. 역시 대만 토착민 중심의 천도맹은 두 조직보다 늦은 1985년에 만들어졌지만, 해외에까지 널리 진출해 일본 야쿠자와도 손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치리는 1941년 중국 장쑤성(江蘇省) 가오춘(高淳)에서 태어난 뒤 1949년 대륙이 공산화되면서 부모를 따라 대만으로 이주했다. 천치리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대만에서는 대륙 출신의 외성인과 본토인(內省人) 청년들 간에 집단 패싸움이 심각했다. 천치리는 11세 때부터 중화방에 가담했다. 두목의 구속으로 한때 내분을 겪었던 중화방은 1956년 죽림로(竹林路)에서 모임을 갖고 ‘죽림연맹(竹林聯盟·이를 줄여서 竹聯?이라 부른다)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천치리는 죽련방의 5개 산하조직의 하나인 ‘야(鴨·오리)분대’의 일원이 된다.

1962년 당시 최대 조직이었던 사해방이 범죄에 연루돼 경찰의 대대적인 소탕에 직면하자, 천치리는 조직원을 동원해 사해방을 공격했다. 세력을 크게 확장한 그는 1968년 27세의 나이에 죽련방의 총두목에 오른다.

천치리의 운명은 1984년 정치테러 사건인 이른바 ‘강남(江南)사건’을 계기로 크게 바뀐다. 그 해 10월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살던 대만 신문기자 출신 작가 류이량(劉宜良)이 자택에서 피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호가 강남(江南)인 류는 대만 총통인 장경국(蔣經國)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장경국 전기(蔣經國傳)’를 펴낸 인물. 미 연방수사국(FBI)은 수사 결과 범인이 죽련방의 천치리와 우둔(吳敦),동궤이선(董桂森) 등 3인임을 밝혀내고, 대만 정부 측에 범인 인도를 요구했다.

대만 측이 이 요구를 거절하자, 미국 정부는 천치리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만들어 두었던 녹음테이프를 확보해 언론에 공개했다. 테이프에는 사건 배후에 대만정보국 왕시링(汪希?) 국장 등 최고 간부들이 개입됐음을 보여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렇게 되자 대만 정부는 부득이 정보국 간부들을 체포하고, 천치리에 대해서는 다른 죄목을 씌워 무기징역형을 내렸다. 천은 그 후 감형되어 1991년 석방되었지만 1996년 다시 정부의 체포 위기에 몰리자 캄보디아로 도피했다.

췌장암으로 건강이 악화된 그는 올 8월 홍콩으로 나와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10월4일 6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의 장례식에는 경쟁 조직인 사해방의 두목 자룬녠(賈潤年) 등 각 계파 조직원은 물론, 일본 야쿠자의 일파인 야마구치조(山口組)와 홍콩 삼합회 조직인 신의안(新義安) 및 한국·미국의 대만계 조직원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정치인들이 폭력조직의 우두머리 장례식에 참석한 것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외성인의 폭력조직인 죽련방은 그동안 외성인 중심의 정당인 국민당을 음으로 양으로 지원해왔고, 앞으로도 선거 때면 외곽에서 도와줄 것이기 때문에 장례식에 가지 않는 것보다 가는 것이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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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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