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한 문중 선영에서 조선 중기로 추정되는 유물이 다수 출토됐지만, 묘를 개장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안동 고씨 문중 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일께 영곡공파 안동감우공문중 선영(구미시 해평면 금산리 소재)에서 14대조 고식(1470~1530년 추정) 선생의 묘를 개장하던 중 다수의 유물이 출토됐다. 당시 고식 선생의 묘에서는 항아리 2점, 대접 1점, 은수저 1세트 등 유물이 발견됐다.
그러나 문중 측은 문화재급 유물이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지난 1일 묘 이장업체 대표 등을 상대로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안동 고씨 문중 한 관계자는 "문화재급 유물이 발견되면 묘 이장 업체의 경우 문화재청에 이런 사실을 신고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 채 유물을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토대로 피고소인인 묘 이장 업체 대표 A씨 등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한편 문중 측에 족보와 동의서 첨부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 조사를 진행해 혐의는 확인했다"면서"묘 이장 업체 대표를 소환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안동 고씨 문중 선영에선 400여 년 전 두곡 고응척(高應陟·1531~1605) 선생이 미라 상태로 발견된 데 이어 4구의 미라가 추가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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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경북 구미에서 발견한 400여 년 전 미라는 조선 중기 시대 문인이며 학자인 두곡 고응척(1531~1605) 선생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라벌문화재연구원과 구미시 등은 지난 1월 경북 구미시 해평면 안동 고씨 선영에서 묘를 이장하다 미라와 시신에 입히는 옷인 '습의'가 발견됐다고 오늘(9일) 밝혔습니다. 시신의 옷과 부장품을 벗겨내는 해포작업을 마무리한 결과, 미라는 조선 중기 문인이자 학자인 두곡 고응척 선생으로 확인됐다고 구미시 등은 전했습니다.
두곡 고응척 선생은 19살에 사마시에 합격해 31살에 문과에 급제한 뒤 이듬해 함흥교수에 올랐습니다. 그 다음해 사직해 고향인 경북으로 돌아와 학문에 전념했고, '대학'의 내용을 여러 편의 시조로 옮긴 학자입니다. 미라가 발견된 곳은 국가산업단지 5개발 건설현장 주변으로, 안동 고 씨 문중 묘를 이장하다 발견됐습니다. 묘지에는 시신과 함께 의복과 솜이불, 베개 등이 나왔습니다. 서라벌문화재연구원 등 조사단 측은 CT촬영과 유전자 분석이 끝나면 후손들에게 시신을 인계 뒤 매장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안동 고씨 문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