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

 
"전체를 한꺼번에 판매하는 것보다 부위별로 파는 것이 이득이다. 신선한 상태로 냉각되었을 경우에만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쇠고기, 돼지고기 판매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섬뜩하게도 시체 판매에 통용되는 법칙이다.
미국에서 시체 매매 시장은 규모가 꽤 크다. 시체에서 얻은 뼈, 관절, 손, 발, 머리 등은 과학 발전과 의학 기술 진보를 위한 중요한 소재이자 큰 돈을 벌 수 있는 대상이다. 1990년대 후반까지 2억 달러였던 미국 시체 매매 시장 규모는 현재 10억 달러에 이를 만큼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이 책은 미국의 언론인이 시체 매매 현황을 추적 취재한 결과를 논픽션 소설로 엮은 것이다. 성장일로에 있는 시체 판매업과 관리 감독 부실,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 파렴치한 브로커들과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기증자, 은밀한 거래에 관여하는 의사, 연구원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저자는 2005년 미국기자협회가 주최한 "데드라인 클럽 어워드"에서 특종보도부문 최고상을 수상했다.

저자에 따르면 시체를 다루는 사업은 피라미드처럼 짜여 있다. 업자들이 시체와 각 부위를 브로커에게 팔면 그들은 다시 고객에게 판다. 시체 공급업을 하고 있는 몇몇 브로커들은 시체를 얻기 위해 사기나 절도 같은 사악한 수법을 쓴다. 미국내 10% 정도의 주에서만 화장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으며 전체 주의 절반 정도는 화장에 대한 법률이 아예 마련되어 있지 않다. 훈련을 받지 않은 화장장 인부들은 평균적으로 최저임금을 받기 때문에 시체 매매 유혹에 빠져들기 쉬워 화장을 앞둔 시체일수록 더 쉽게 범죄에 노출된다는 것.

실제로 PBS 장수프로그램 "명작극장"의 진행자로 미국적 고상함의 표상이었던 엘리스테어 쿡은 2004년 사망 후 시체 매매 암거래의 희생자가 되었다. 그의 뼈는 화장되기 전 가족 몰래 시체 조직을 판매하는 두 회사에 팔렸다.

또 지난해 호주 언론은 미국 장례식장에서 도난당한 시체 조직들이 미국과 한국, 그리고 호주 등지에서 환자에게 이식되고 있다는 보도를 해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신문 부고란의 경우 장례지도사들에게는 돈을 벌 수 있는 경제 섹션으로 둔갑한다. 한때 시체 매매업에 몸담았던 그레이 부델맨은 저자에게 "이건 진짜 피 튀기는 경쟁세계라고요. 사람이 죽으면 그 즉시 시신을 얻어야 해요."라며 시체 매매의 실상을 털어놓았다.

책은 연구 및 교육 목적으로 판매되고 신선한 상태를 유지했을 경우 머리 550~900달러, 뇌 없는 머리 500~900달러, 뇌 500~600달러, 몸통 1천200~3천 달러, 어깨 1개당 375~650달러, 손목 1개당 350~850달러, 무릎 1개당 450~650달러, 다리 1개당 700~1천 달러에 판매되며 가격은 브로커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미국에서 매년 대략 1만 구의 시체가 의과대학에서 해부학 실습용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전한다. 시체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 메드트로닉, 존슨 앤 존슨 등 의료기구 제작회사들이 여는 상업적 목적의 세미나에도 사용된다. 이 세미나는 주로 최신 의료 장비를 시연하기 위해 시체의 특정 부위만을 필요로 한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체는 연구실험, 외과, 성형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재료가 되기도 한다. 뼈를 갈아 반죽을 해 치근 수술에 사용하거나 심장에서 떼어낸 판막은 심장 수술에 쓰이기도 한다. 뼈, 혈관, 각막, 피부, 힘줄, 인대 등 이식 가능한 조직은 냉동, 냉동건조 또는 화학처리된 뒤 조직은행이라는 상업적인 업체를 거쳐 팔려나간다.

저자는 이식을 위한 장기 알선기구에 대한 정부의 관리, 감독은 삼엄한 반면 연구나 교육 목적으로 쓰이는 곳에 시체를 부위별로 공급하는 일은 정부 규제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아 상당수가 음지에서 비밀리에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애니 체니 지음/임유진 옮김/알마 펴냄 236쪽, 1만 2천 원.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