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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가구 작년 경조비 7조3천억

◎2인이상 가구 연간 51만원..증가율 소득의 2배
◎관혼상제비 작년 4조5천억..28%나 급증

월급으로 생활이 빠듯한 중소기업 차장 K(38)씨는 올 봄 경조비 부담으로 허리가 휠 지경이다.
회사 후배들의 결혼 청첩이 이어지고 부고(訃告)도 적지 않다. 최근 한 달동안 40만원을 경조비로 지출했다. 용돈 만으로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조비로 얼마나 지출할까. 7일 통계청의 가계수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원 1인 이상 전국가구의 경조비 지출 규모는 한달 평균 3만8천188원이었다. 1년 전체로는 45만8천원을 조금 넘었다.

2005년 기준으로 1인 이상 가구(일반가구)가 1천588만7천 가구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가구가 지난해에 7조2천762억원 정도를 경조비로 지출했다는 얘기다.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으로 기대되는 후생 증가 규모 20조원의 37%에 해당한다.

지난해 가구원 2인 이상 전국가구의 월평균 경조비 지출은 4만2천367원이었고 연간으로는 50만8천 원 정도였다. 가구원 2인 이상 전국가구의 월 평균 경조비는 2003년 3만6천403원이었고 2004년 3만5천843원으로 소폭 감소한 뒤 2005년(3만7천875원)부터 계속 증가하고 있다.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경조비 증가율은 11.9%로 소득 증가율 5.1%의 2배를 넘는다. 가구원 1인 이상 전국가구의 경조비 통계는 지난해부터 나왔고 2인 이상 전국가구의 경조비 통계는 2003년부터 작성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해가 입춘이 두 번 있어 결혼하면 좋다는 쌍춘년(雙春年)이어서 결혼이 급증했고 이로 인해 가구의 경조비 지출이 대폭 늘어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이뤄진 혼인은 33만2천800건으로 2005년보다 5.2%(1만6천400건) 늘어났다. 지난해 혼인 건수 증가율은 동성동본의 혼인신고 특례가 이뤄졌던 1996년(9.1%)을 제외하면 1980년(13.9%) 이후 가장 높다.

경조비 인플레이션도 경조비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K씨는 "얼만전까지 3만원 정도를 냈지만 요즘은 물가도 많이 올라 웬만하면 5만원을 한다"며 "결혼시즌이 돌아오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경조비에 대한 월급쟁이들의 부담이 가중되자 내부 경조사의 경우 직급별로 경조비 상한선을 정해 운영하고 있는 회사도 있을 정도다.

또 지난해 가구원 1인 이상 전국가구가 자신들의 관혼상제에 지출한 돈(관혼상제비)은 가구당 월 평균 2만3천773원이었고 연간 전체로는 28만5천원 정도에 달했다. 전국가구 전체로는 지난해 4조5천278억원 정도를 지출한 셈이다. 작년 가구원 2인 이상 전국가구의 월 평균 관혼상제비는 2만6천538원으로 전년보다 28.0%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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