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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도 상례(喪禮) 의식(儀式)에 참여시켜야

 
▶어린이들에게 장례식장은 훌륭한 교육의 장◀
○이복순(李福順) 서라벌대학 장례지도과 교수○.

우리는 일상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대하고 죽음에 참여하며 산다. 즉 사람들은 삶속에서 죽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일전 버지니아 공대의 다중살인(mass murder)으로 죽음에 대한 문제가 국제적으로 이슈화되는 이 시기에 죽음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가 일상에서 죽음이나 주검을 가장 쉽게 접하는 곳이 바로 장례식장(葬禮式場)이다. 장례식장은 조문객들의 발길과 애도의 마음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서. 어른들은 이곳에 와서 고인과의 추억을 이야기 할 것이고, 먼저 떠난 고인이 좀 더 편안한 길에서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도록 고인을 위해 추모할 것이다. 어른들은 고인에 대한 감정들을 장례식장에 와 예(禮)를 갖춤으로서 슬픔을 치유(grief care)하고 자신의 죽음을 대비하는 것이다. 그러면 미래의 주인공이 될 영유아 어린이들은 어떠한가? 영유아기의 어린이들은 슬픔도 모르고 사별의 아픔도 모르는가? 그렇지 않다. 어린이들, 심지어 영유아들까지도 슬픔과 죽음을 안다. 오히려 인성과 자아 형성기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슬픔(Grief)과 죽음(Death), 사별(bereavement)은 더더욱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장례식이나 장례식장 등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죽음을 대하고,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죽음의 장소들은 차단되어 있다. 영유아기 어린이들은 장례식에 데려 가지 않는 것이 상식이고 예가 되었으며, 설령 데려간다고 해도 영유아기의 어린이들이 마땅히 있을 공간도 없는 현실이다.

어른들만의 공간으로 한정되어버린 장례식장이 전통사회에서는 어떠했을까? 전통사회에서는 장례식장이 존재하지 않았고 초상(初喪)이 났을 경우에는 자택에서 고인의 상례(喪禮)를 치렀다. 가정에서 상례를 치름으로써 어린이들은 가족의 역할과 죽음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또한 가족과 친지 그리고 마을 구성원들의 도움 속에서 상례(喪禮)를 치르면서, 그동안 소식이 끊긴 친인척들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사회가 영속적으로 존재함을 느꼈고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터득했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영유아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죽음을 경험하게 되고, 그 안에서 자신의 감정과 가족 간의 끈끈한 정을 나누고 사회를 배웠던 것이다. 사별(死別)의 슬픔을 가슴으로 느끼고, 고인에 대한 작별 인사, 묘지에서의 영별(永別)을 통해 그들은 죽음에 대한 슬픔을 느끼고 표현하며 죽음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고인의 기일이 되면 그들은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가족들은 고인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고 그 모습을 보고 자라게 되면서 우리는 또 하나의 공동된 사회와 그 안에서의 사회적 자아를 갖추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듯 우리 전통사회에서 죽음과 주검의 경험은 한 인격체로서 완성된 자아를 이루어 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대 우리의 어린이들, 청소년들은 죽어감(Dying), 죽음(Death) 그리고 주검(Dead)으로부터 철저히 차단되어 있다. 그들이 느끼고 보고 경험하는 죽음은 게임, TV속의 가상적 죽음뿐이다. 이런 죽음들은 모두가 나와는 무관한 죽음들이다. 그래서 죽음은 대상이 되고 심지어는 놀이가 된다. 버지니아 공대 사건 이후 우리 청소년들이 범인을 영웅시하거나 ‘이스마엘 엑스(ismael ax)’라는 닉네임을 서로 차지하려한다는 현장의 소리를 들으니 우리청소년들에게 죽음교육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영유아기 어린이들이나 청소년 시기의 죽음교육이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는 느낄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슬픔의 억제나 이별의 고통이 무의식중에 쌓여 어른이 되어 심한 정신장애로 나타날 수 있고, 잘못된 죽음인식이나 죽음관은 잘못된 생명관으로 귀결(歸結)될 수도 있다. 최근에 이슈(issue)화되고 있는 잔혹한 범죄나 다중살인, 자살 등의 이면에 이러한 우리의 잘못된 장례관행이나 인식이 있다고 이야기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앞으로는 영결식, 추도식, 제례의식 등 죽음과 관련된 의식이나 묘지에 어린이들은 물론 영유아들도 데려가야 한다. 최근, 많은 죽음교육 연구자들은 어린이들이나 영유아를 장례식장에 데려 가는 것이 이들의 자아나 죽음관, 생명관 형성에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죽음은 부정하거나 무관심해 한다고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죽음관과 분별 있는 생명관은 어릴 때부터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 우리 삶의 주제이다. 5월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달이고 그 안에 어린이도 한 인격체로서 가족의 범주에 속한다. 어린이달을 맞아 어린이를 위한 건강하고 바람직한 인격형성의 길이 무엇인지 세심한 부분까지 생각하고 배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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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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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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