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검진을 받던 폭력조직 칠성파의 간부급 조직원이 숨져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신이 부산으로 내려오자 경찰과 장례식장을 갖춘 병원 등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폭력조직인 칠성파 간부급 조직원 K(42)씨는 18일 오전 위 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에 있는 A병원에 갔다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켜 영동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3시30분께 숨졌다. 경찰은 사망진단서에 사인이 심근경색으로 돼 있어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했으나 K씨의 사망소식을 들은 칠성파 조직원 10명이 급히 A병원으로 상경해 상황이 급반전됐다. 이들은 “지병이 없었는데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합의가 안되면 조용히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놔 A병원은 21일까지 휴진에 들어갔고 원장은 휴대전화를 꺼놓고 연락이 끊긴 상태다. 이어 19일 오후 K씨의 장례를 위해 시신을 실은 구급차가 부산으로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산 경찰과 병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K씨의 활동무대(?)였던 부산 서구를 맡고 있는 부산 서부경찰서는 18일 K씨의 사망소식을 듣고 즉각 긴급회의를 소집, 대책을 논의했다. 부산 서부서 관계자는 “K씨가 부산 서구에서 활동했던 조폭이었고 장례를 부산 서구 동아대병원에서 치른다는 첩보가 있어 대책회의를 가졌다”며 “조폭간 다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병사했기 때문에 큰 소요는 예상되지 않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에 있는 대형병원과 장례식장 또한 긴장하기는 마찬가지. 동아대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19일 오전 칠성파 조직원으로부터 ’넓은 빈소가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다“며 ”마침 특실과 일반실 모두 빈 곳이 없어 사정을 설명하고 끊었다“고 말했다. 부산의 다른 대형병원들도 칠성파 조직원으로부터 같은 전화를 받고 ’빈소가 없다’며 본의 아닌 거짓말로 둘러대거나 ’곤란하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며칠전 화제가 됐던 칠성파 두목 아들 결혼식 때처럼 조폭들이 많이 모일 것 같진 않지만 장례식장에 반대파를 비롯한 상당수 조폭들이 모여들 것으로 보여 소요사태가 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