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에 암으로 죽은 한 소녀가 ‘시신 냉동 보존’을 원했던 생전 자신의 뜻대로 ‘얼음 공주’가 됐다. ‘JS’라고만 알려진 이 소녀는 희귀암으로 죽음이 임박했지만, 미래에는 치료법이 개발돼 자신이 ‘부활’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시신을 얼려 보존해 줄 것을 희망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8일, 이 소녀가 냉동 보존에 반대한 아빠와 법정 공방을 벌여 승리했고, 결국 소원대로 ‘얼음 공주’가 된 사연을 전했다. 시신 냉동 보존은 세포와 조직을 얼려 보존하는 기술로, 1960년대에 처음 시행됐다. 지금까지 냉동 보전 사례는 수백 건에 불과하다. 14세 소녀는 부모가 이혼한 뒤,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다. 엄마는 아픈 딸의 뜻을 존중했지만, 아빠는 반대했다. “정말로 내 딸이 한 200년쯤 뒤에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그때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고, 200년 전 과거를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딸은 엄마와 합세해, 아빠를 상대로 법정 공방을 벌였다. 딸은 죽기 전에 편지 한 통을 남겼다. 소녀는 편지에 “나는 겨우 열네살이고 죽고 싶지 않지만, 내가 죽을 걸 안다”며 “미래에는 내 병을 고칠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돼 내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법원은 “딸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할 사람은 엄마”라고 판결했고, 이혼한 아빠도 결국엔 “딸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물러섰다고. 소녀는 지난달 17일 숨졌고, 시신은 1주일 뒤 미국 미시간 주에 있는 냉동보존연구소(Cryonics Institute)에 도착했다. 냉동 보전 비용은 우리 돈으로 약 5400만원. 이 연구소의 143번째 ‘환자’로 보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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