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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 또래들의 어린 시절에는 나라 전체가 몹시 가난하였다. 밥을 못 먹고 죽 먹는 경우도 많았고, 겨울철이나 춘궁기에는 하루 세 끼 먹을 수 없어 두 끼 먹던 날도 많았다. 그러나 그 시절 우리는 열심히 살았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놀았다. 그 시절 청소년들이 자살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나라 전체에서 청소년의 자살은 아예 없었을 것이다. 어째서 그러하였을까? 그 시절 그런 가난 속에서도 우리들은 왜 열심히 살고 열심히 놀았을까? 그것은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난하였어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기에 무엇을 하든 열심을 다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그 시절에 비하면 나라 전체가 부자가 되었다. 이제 끼니 걱정은 옛 이야기에나 나오는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해마다 수천에 이르는 청소년들이 자살을 한다. 왜 그럴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열심히 살아야 할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요, 자신이 장래에 무슨 사명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사회와 겨레에 기여해야 할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신문사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30대 청년 중 이민가고 싶다는 이들의 비율이 67%에 이른다고 한다. 그렇게 이민을 가고 싶은 이유는 이 나라에는 미래에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왜 그런 생각에 빠져들게 되었을까? 희망을 배우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마치 자동차 운전이나 목수들이 집 짓는 일처럼 희망 역시 훈련을 받아야 한다. 희망도 가르치고 배우고 훈련하여야 한다.
그러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심고 가르치며 훈련시켜 주는 곳이 없다. 가정에서는 물론 학교에서도 마을에서도 심지어는 교회에서도 희망을 가르쳐 주지 못한다. 그래서 청소년과 청년들이 방황하고 우울증에 걸린다. 인터넷 중독, 게임 중독에 걸린다. 그들을 치료하고 회복시키는 길은 무엇인가? 그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는 일이다. 희망을 가르치고 훈련시켜 삶으로 희망을 배우게 하여야 한다. [김진홍칼럼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