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단순한 애완용이 아닌 삶의 동반자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펫관련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인 가구·고령화의 영향으로 애완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패밀리(family·가족)’를 합성한 이른바 ‘펫팸족’이 늘고 있는 것. 전국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천만 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역의 ‘애완동물 장묘 및 보호서비스업’ 사업체 수는 2013년 20곳에서 2014년 72곳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폴리파크, 펫마트 등 애완용품 전문 프랜차이즈업체도 대구에 20곳 이상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사업체 수는 같은 기간 586곳에서 701곳으로 19.6% 늘었고, 매출액은 2013년 250억원에서 2014년 340억원으로 36% 증가했다. 동물병원 매출액도 같은 기간 1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관계자는 “구매 연령대가 예전에 비해 많이 높아졌다. 최근에는 분가한 자식이 부모에게 반려견을 선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는 5월28~29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제10회 대구펫쇼’도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이틀간 행사에 다녀간 참관객은 총 3만8천여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1만9천여명이 박람회를 찾은 셈이다. 대구펫쇼 사무국 관계자는 “펫팸족 증가에 따라 매년 전국에서 펫쇼를 찾는 관람객이 늘고 있다. 유한양행, 내추럴발란스코리아 등 대기업의 참가도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10% 정도 규모를 늘려 550개의 부스와 4만명의 참관객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의 펫시장도 뜨겁기는 마찬가지. 온라인마켓 옥션의 반려동물 모바일 멤버십 서비스 ‘펫플러스’ 회원은 출시 5개월 만에 3만5천여명으로 늘었다. 펫플러스는 반려동물 관련 맞춤형 정보와 브랜드·품목별 최저가 검색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인터파크의 지난해 10~12월 석달간 반려동물 건강·영양제 관련 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4%의 성장률을 보였다.
최근 펫 관련 제품은 세분화·고급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존에 뼈·관절, 눈 등을 대상으로 하던 건강보조식품이 유산균, 스트레스 완화 등 세부적인 기능을 더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기농, 한방 원료 등을 사용한 고급 사료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호텔, 스파, 미용, 보험, 장례 서비스는 이미 활발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4년 문을 연 대구의 한 반려동물 장례서비스 업체는 운구부터 분향소 제공, 추모제, 화장 등의 장례절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정확한 수를 파악하진 않지만, 매년 이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농협경제연구소는 최근 국내 펫시장 규모가 2012년 9천억원에서 2014년 1조8천억원으로 급성장한 데 이어 2020년에는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대구의 한 애견숍 대표는 “펫관련 온라인 시장 급성장으로 오프라인 시장이 매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온라인 시장과 경쟁할 수 없는 미용, 의료분야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