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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우리 친구할까요? 2030과 6070의 공감 100배

●'老年의 삶' 접한 2030세대 "왜 몰랐을까요, 이분들도 꿈 있다는걸…"●


서울 녹번동에서 40년째 양복점을 운영하는 황재홍(74)씨. 지금은 침착한 노신사지만, 알고 보면 풍파 많은 청춘이었다. 열네 살부터 양복 일을 배웠다. 갓 스물에 상경해 명동 유명 양복점에 취직했는데 5·16이 터졌다. 박정희 대통령이 공무원들에게 양복 대신 재건복을 입으라고 했다. 일감이 끊겨 실업자 신세가 됐다. 이후 호기롭게 자기 가게를 냈다가 연거푸 망했다. 장사가 너무 잘돼 흥청망청 돈 쓰다 문 닫은 적도 있다. 가게 문 앞에 굴다리 공사가 벌어져 행인 발길이 뚝 끊긴 적도 있다. 그걸 극복하니 이번엔 IMF 외환 위기가 오는 식이었다. 얼마 전, 모르는 젊은이 5명이 그를 찾아와 "인터뷰 좀 해달라"고 불쑥 청했다. 그는 생판 처음 보는 청년들에게 선선히 자기 얘길 털어놨다. 그는 '실패의 철학'이 있었다.


"무식한 사람도 실패가 자원이 되고 능력이 되더라고요. 실패해본 사람은 과하게 무리하지 않아요. 사다리가 없는 데까지는 올라가지 않는 거예요. 전에는 뭐든 무리하게 욕심내서 하다 보니 실패하면 그대로 추락해버리곤 했죠. 근데 이젠 아래를 보면서 올라갈 줄 알게 됐어요."


황씨를 찾아간 젊은이 5명은 김태민(32)·박채림(31)·김진영(29)·이일규(34)·김강이(34)씨다. 이들은 지난해 '롸이팅라이더즈'(Writing Riders)라는 이름으로 사무실 없는 잡지사를 차렸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자전거 마니아들이라는 뜻이다. 원래 한 회사 다니면서 친해진 동료들인데, 지금은 각자 뿔뿔이 흩어져 다른 회사에 다니거나 프리랜서로 일한다. 이들이 생업과 별도로 개인 시간을 쪼개서 도전한 게 '60~70대 이상 노인 전문 잡지'다. 제호는 '그랜드매거진 할'. 올해 6월 첫 책을 냈고, 내년 초에 두 번째 책을 낸다. 160쪽 내용 중엔 생활 정보도, 정책 이슈도 없다. 노인 법안·의료 정보·복지 문제를 다루는 대신, 이들은 평범한 노인들을 섭외해 인생사를 듣는다. 취재원 한 사람당 3~8회에 걸쳐 심층 인터뷰 한다. 취지에 공감하는 사진작가들이 재능 기부 차원에서 무료로 세련된 사진을 촬영해준다. 평범한 사람의 인생 역정을 받아적는 데 왜 이런 공력을 쏟아부을까? 김태민 대표는 "20대 시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문득 내가 할아버지 이름과 그분이 내 할아버지라는 사실 말고는 그분에 대해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한국 가족은 뭐랄까, 확인할 수 없는 속정만 깊어요. 할아버지·할머니가 아직 정정하신 집에서도 가족끼리 얼굴 맞대고 '어떻게 살아오셨느냐'고 묻는 일이 없어요. 온갖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지만 우리 곁에 있는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삶은 아무도 기록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 일을 시작했어요."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처럼 '남들이 생각하는 노인'과 '실제의 노인' 사이에 괴리가 있는 곳도 드물다"고 했다. 노인 복지 비용 때문에 위 세대와 아래 세대 사이에 '세대 전쟁'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노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특히 지금 20대 이하 중에는 노인과 한집에 살아본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이 수없이 많다. 그들은 핵가족과 도시화로 직계가족 말고는 모든 사람이 뚝뚝 떨어져 사는 게 당연해진 사회에서 자랐다. 10대는 입시, 20대는 취업 때문에 어쩌다 하는 가족 행사도 불참하는 경우가 많다. 다섯 젊은이가 노인들을 만나면서 배운 점이 있다면 뭘까. 그들은 "노인이라고 저절로 너그러워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노인이라고 욕망이 없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노인도 사랑하고 싶어 하고, 화장하고 싶어 하고, 좋은 물건 보면 갖고 싶어 해요. 우리와 다른 점은, 우리는 아직 욕망을 못 참는데 그분들은 여러 가지 일을 겪어서 누를 줄 알게 됐다는 것뿐이에요."(김진영). 김태민 대표는 "어떤 이력을 가진 분이건, 인터뷰에 응한 어르신들이 우리가 묻기도 전에 꼭 하시는 말씀이 두 가지 있더라"고 했다. 하나는 "나는 차 타면 앉으려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얘기, 다른 하나는 "지금 이 얘기, 자식한테도 한 적 없는데…"였다. "잡지를 읽은 자식들이 '우리 아버지가 이렇게 고생한 줄 몰랐다'고 전화해온 적도 있어요. 혹시 우리 사회가 어른들 개개인의 삶을 하나도 모르면서 무조건 '노인'이라고 하나로 뭉뚱그리고, '노인 때문에 부담 된다'고 몰아붙여온 건 아닐까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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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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